[신동아 단독] 원정화, 남파간첩 주장 스스로 뒤집었다

동아닷컴 입력 2014-04-17 15:42수정 2014-04-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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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간첩 1호 원정화(39) 씨가 ‘북한 보위부 남파간첩’이라는 그간의 주장을 스스로 뒤집었다. 4월 17일 발간된 <신동아> 5월호는 이러한 원씨의 고백이 담긴 녹음 파일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3월 15일 만들어진 이 녹음파일은 원씨가 자신의 계부 김동순(68) 씨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3시간이 넘는 분량이다. 원씨의 고백을 녹음한 김씨는 “언젠가 ‘간첩 원정화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정화의 동의를 받은 상태에서 녹음을 했다”고 밝혔다.
녹음 파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원씨의 주요 고백은 다음과 같다.

“북한보위부에 차출되어 간첩교육을 받은 사실이 없다.”
“탈북 이후 북한에 들어가 간첩 지령을 받은 적도 없다.”
“북한에 있는 엄마와 가족이 보고 싶어 북한 단동 무역대표부 김교학 부대표에게 북한 입국을 부탁한 사실이 있고, 그 과정에서 부탁을 받아 군·탈북자 관련 정보를 전달한 적이 있다.”

“2008년 수사 당시 검찰이 매일 술(폭탄주)을 먹이며 진술조서를 받았고, 다른 사람의 진술 내용을 달달 외우게 했다.”
“수사 당시 주임검사였던 모 변호사가 최근 ‘네가 거짓말 했다는 것을 다 안다’며 조용히 살라고 협박했다.”

원씨의 이번 고백은 2008년 검찰 수사, 법원 판결문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원씨는 지난해 7월 출소 이후 여러 방송에 출연해 “북한 보위부 남파간첩, 탈북 이후 3차례 북한에 들어가 지령 받아” 등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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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신동아>는 원씨의 수사·재판 기록을 확인, 여러 의문점을 확인했다. “여동생이 보위부 요원” “805부대에서 특수훈련” 따위의 원씨 주장에 신빙성이 없으며 수사 당시 검찰이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대충 넘어간 정황을 보도했다. 또한 <신동아>는 핵심 관련자들의 증언과 원씨의 주장 등을 분석, 원씨가 2002년부터 자신에게 북한의 지령을 전달했다고 밝혀 온 북한 단동 무역대표부 김교학 부대표와 실제로는 2006년 이후 처음 만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부대표를 2006년 이후 만난 게 사실이라면 공소장에 나타난 원씨 범죄사실의 절반이 그 근거를 잃게 된다.

<신동아>는 이미 지난달 원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바 있다. 원씨 주장 중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신동아>는 또 원씨가 계부 김동순 씨를 만나 나눈 대화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사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원씨는 지난달 <신동아>가 단독 입수, 보도한 녹음파일에서도 “난 보위부의 ‘보’자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사실상 자신의 기존 주장을 번복한 바 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 2008년 대형 간첩사건으로 조명 받았던 원씨 사건은 재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일단 원씨가 북한에서 정식 훈련을 받고 남파된 간첩이 아님은 거의 분명하다. 또한 탈북 후 가족이 보고 싶어 북한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단동 무역대표부와 접촉하면서 일종의 반대급부로 남한 관련 정보를 전달하거나 탈북자 검거 등에 공을 세웠다는 사실도 과장됐거나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이 왜 이렇게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했는지에 대한 정밀분석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동아>는 원씨의 육성고백이 담긴 이 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것이 진실 추구와 공익 기여라는 언론의 사명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신동아>의 이번 보도가 원씨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자세한 내용은 신동아 2014년 5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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