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나이 들면서 감성이 풍부해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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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21일 07시 00분


1년 전 “여러 영화, 다양한 역할에 나를 던지겠다”고 결심했던 김강우는 작년 3D영화 ‘미스터 고’와 옴니버스 ‘결혼전야’로 그 다짐을 실천했다. 이제 그는 “3∼4년 동안 잘 준비해 멋진 40대를 맞고 싶다”는 새로운 희망을 품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1년 전 “여러 영화, 다양한 역할에 나를 던지겠다”고 결심했던 김강우는 작년 3D영화 ‘미스터 고’와 옴니버스 ‘결혼전야’로 그 다짐을 실천했다. 이제 그는 “3∼4년 동안 잘 준비해 멋진 40대를 맞고 싶다”는 새로운 희망을 품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말수 적은 후배는 촬영장 한 켠에 묵묵히 앉아있을 때가 많았다. 경험 많은 선배는 후배의 마음을 이해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역할을 온전히 홀로 소화해야 하는 후배의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선배를 둔 후배는 든든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속내까지 위로하는 현장. 20일 개봉한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찌라시·감독 김광식)의 촬영장이 그랬다. “긍정의 에너지가 풍성했다”고 돌이킨 선배 정진영(50)과 후배 김강우(36)를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두 배우 모두 웃음도, 말수도 늘었다.

■ 영화 ‘찌라시’ 주연 김강우

반듯한 이미지만 굳어져 답답할 때도
장르 구분 않고 다양한 역할 해볼 것


김강우는 ‘찌라시’ 첫 시사회가 있던 날, 긴장감에 시달렸다. 몇 년 동안 겪어보지 않았던 감정이었다. 청심환까지 먹었다. 영화가 어떻게 완성됐을지 기대와 설렘이 교차한 탓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그는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 전날 밤이면 몸살에 시달리곤 했다. 부담감이 몸을 지배했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나이 탓일까, 경험이 쌓인 덕분일까. 그는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촬영장에 있을 때”라고 말한다. 관심사 역시 온통 영화다. 영화 ‘찌라시’는 분명히 김강우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 게 틀림없다.

“시나리오는 진심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맨 몸만 남은 남자, 가진 걸 모두 잃은 사람이 무언가에 집중해 질주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더라.”

김강우가 주인공 우곤을 택한 이유다. 영화는 증권가 사설정보지를 둘러싼 사건을 그린다. 매니저 우곤은 자신이 발굴해 키운 스타 미진이 ‘찌라시’에 담긴 루머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자 그 배후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탄탄한 스토리 안에서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숨가쁘게 펼친다. 김강우는 울고 웃고 때론 울부짖으며 질주한다. 청심환까지 먹고 시사회에 나선 것 역시 그만큼 의욕적으로 달려든 영화라는 뜻이다.

“어머니가 영화를 보고 우셨다. 내 연기를 누구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던 분이다. 아마 영화의 감정이 전해져 우신 거겠지. 어머니의 반응에 기분이 묘했다.”

김강우는 1년여 전부터 작정한 게 있다. “여러 영화, 다양한 역할에 나를 던지겠다”는 각오다. 작심에서 끝나지 않았다. 실천도 해왔다. 지난해 출연한 3D ‘미스터 고’와 옴니버스 ‘결혼전야’로 관객을 만난 건 그 결과다.

“몇 년 뒤 40대가 된다. 먼 얘기 같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감성이 더 풍부해지는 느낌이다. 3∼4년 동안 잘 준비해 멋진 40대를 맞고 싶다.”

나이 듦은 김강우가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화두처럼 보였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이것저것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해야겠다”는 그는 “솔직히, 여전히,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떠올리는 반듯한 이미지가 답답할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마음에 여유를 보태준 건 ‘찌라시’에 함께 출연한 정진영, 고창석, 박성웅 등 동료들이다. “좋아했던 배우들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며 “계산하지 않고 영화부터 먼저 생각하는 인간적인 배우들과 만났다. 대단한 분들”이라며 쉽게 말을 끊지 못했다.

김강우는 요즘 영화 ‘카트’도 촬영 중이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여직원들이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이야기. 출연진 대부분이 여자들로 채워진 탓에 김강우는 촬영장에 가면 “서성대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아주머니 출연자만 50명쯤 된다. 대기실에 함께 있기가 부끄럽고 어색하다. 그래서 촬영장 주변을 서성대곤 한다.(웃음)”

휴식 없는 활동을 벌이는 김강우는 집에서도 쉴 틈이 없다. 얼마 전 둘째가 태어나면서 두 아들을 돌보는 일이 만만치 않다.

“집에선 정신없이 보낸다. 작년부터 골프를 본격적으로 치려고 했는데 지금은 뭘 꾸준히 할 처지가 안 된다. 아들들의 에너지가 엄청나거든.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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