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철밥통’ 유엔 첫 인력 감축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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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예산 삭감… 임금 1년 동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 2기를 맞아 ‘세계의 철밥통’으로 불려온 유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임 총장들이 손대지 못하고 미뤄뒀던 과제다.

유엔은 27일 제68차 유엔총회를 열어 2014∼2015회계연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전 회계연도(2012∼2013)보다 1% 삭감한 55억3000만 달러(약 5조8065억 원)로, 반 총장이 취임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2개 회계연도 연속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이번 예산안 감축에 따라 유엔 인력도 2% 줄어든다. 유엔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1945년 창설 이후 처음이다. 각 분야의 자리 221개가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임금도 1년간 동결된다. 조 토셀라 주유엔 미국대표부 부대사는 총회 직후 “시대에 뒤떨어진 직책을 없애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환영할 만하다”고 밝혔다. 유엔 사무국 관계자도 “그동안 유엔은 ‘주인 없는 회사’처럼 방만하게 운영돼 온 것이 사실이다. 어떤 자리를 줄일지는 내년부터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6월 반 총장은 유엔 사무국 부서별로 감축 목표 인원수를 정해 내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반 총장은 취임 이후 유엔 구조조정을 위해 발 벗고 나섰으나 반발이 워낙 심해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유엔 예산 분담금이 전체의 22%로 가장 많은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이 강력하게 반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구조조정은 가속화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반기문#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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