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神과 예능神 뭉쳐 ‘젠틀맨’ 찾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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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첫방송 채널A 새 예능프로 ‘젠틀맨’ 공동MC 이영돈 PD- 개그맨 신동엽

《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이 유행어의 원조 이영돈 PD(57)와 이 유행어로 뜬 짝퉁 ‘이엉돈’이 한 프로그램에서 만난다. 이영돈 채널A 제작담당상무와 ‘이엉돈’ 신동엽(42)은 22일 오후 9시 50분 처음 방송되는 채널A 새 예능 프로그램 ‘젠틀맨’의 공동MC로 나선다. 원조와 짝퉁은 최근 포스터 촬영을 위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를 찾았다. 》  
“어휴, 저랑 두세 살밖에 차이 안 나 보이세요.”

먼저 도착한 개그맨 신동엽이 이영돈 PD에게 말을 건넸다. 이 PD는 별다른 대답 없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쌍둥이처럼 똑같은 검은색 정장을 빼입었지만 얼굴 몸매 걸음걸이 어느 것 하나 닮은 구석이 없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의 신동엽은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했다. 반면 이 PD는 어색한 표정 탓에 개인사진 촬영 시간이 신동엽의 두세 배는 더 걸렸다. 제작진이 공개한 1분짜리 티저 영상에서 두 사람은 ‘이 PD’ ‘이 형’ 등 신동엽이 이 PD를 부르는 호칭에 대해 한참 토론하며 조심스러워했다.

“둘이 만나자마자 찰떡궁합이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먹거리 X파일’에서도 (이 PD의) 묘하게 어색한 표정이나 말투가 매력적인 거잖아요.”(신동엽)

“나이 차도 나고, 하는 일도 워낙 다르니까 지금은 어색하겠죠. 신동엽 씨만 믿고 가려고요.”(이 PD)


‘예능신’ 신동엽과 ‘교양신’ 이영돈 PD의 만남처럼 ‘젠틀맨’은 예능과 교양이 결합된 프로다. 생활 속 위기 상황에서 모범적인 시민의식을 발휘하는 신사를 찾는 공익 예능이다. 첫 회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해 피해를 막아주는 ‘젠틀맨 1호’를 찾아 나선다.

‘젠틀맨’은 그동안 채널A ‘먹거리 X파일’ ‘논리로 풀다’, KBS ‘소비자 고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시사교양 프로만 맡아온 이영돈 PD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예능 프로다. 이 PD는 “‘젠틀맨’은 교양과 예능의 교집합 위치에 있는 프로다. 시사교양을 딱딱하게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예능적 측면을 통해 쉽게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금’ 개그로 이미지가 굳어진 신동엽에게도 ‘착한 예능’ 진행은 새로운 도전이다. 그는 “그동안 짓궂은 모습을 주로 보여드렸는데, 이번에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예능을 하고 싶다”고 했다. 듣고 있던 이 PD는 “신동엽의 19금 개그는 다른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기보다 자기 자신을 낮추는 데 포인트가 있다.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면에서 ‘젠틀맨’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거들었다.

아직은 서로에게 조심스러운 이들에게 프로 시작을 앞두고 무엇이 가장 걱정되는지 물었다.

“일생일대의 위기죠. 딱딱하게 현상을 이야기하는 화법에 익숙하지만, 재미있고 순발력 있게 말하는 능력은 떨어져요. 그 부분은 신동엽 씨한테 다 맡길 생각입니다.”(이 PD)

“저는 별 걱정 안 해요. 개그맨 생활 23년 동안 변변한 개인기 하나 없었는데, ‘이엉돈’으로 성대모사 개인기를 하나 갖게 됐죠. 제게는 정말 감사한 분이니까 옆에서 잘 보필하려고요.”(신동엽)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젠틀맨#채널A#이영돈#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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