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북한發 이슈… 軍 ‘12월 징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정일 사망-張 숙청 등 연이어 터져… 군부대 송년회 취소로 주변상권 울상

“이번에도 12월이야.”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전격적인 처형으로 남북 관계가 긴장모드에 돌입하자 군 내부에서 터져 나온 반응이다. 최근 4년간 남북한 중대 이슈가 12월에 집중되면서 군 내부에선 ‘12월 징크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5, 6년 전만 해도 12월은 남북한 간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른바 ‘비수기’였다. 북한군이 의례적인 동계훈련을 하는 것이 군 당국이 주목하는 특이사항의 전부였다. 12월 징크스가 시작된 건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이 같은 해 11월 26일 발생하면서 그 후폭풍이 12월 내내 계속됐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 4일 취임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전투형 군대’를 표방하면서 강도 높은 군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1년 12월 17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는 대형사건이 터졌다. 김정일 사망 직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대북경계태세 2급을 발령하며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12일에는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에서 미국 본토에 다다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로켓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당시 남북한 긴장관계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북한발(發) 12월 징크스로 인해 군에선 연말 송년회 취소가 다반사로 벌어진다. 국방부 장관, 기무사령관 등 군 수뇌부와 출입기자단의 연례적인 만찬 송년회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음주 자제령에 골프 금지령까지 내려져 군인들은 외부활동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영내 대기가 상시화돼 있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있는 서울 삼각지, 충남 계룡대 엄사리 일대 상권의 연말연초 매출은 북한 김정은 손에 달려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북한#장성택#김정일#국방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