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최지우, ‘멜로 여왕’도 ‘지우히메’도 아닌 진정한 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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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3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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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풋풋한 첫사랑 아이콘은 아니잖아요.(웃음)”

여유가 생긴, 나아가 용기까지 생긴 배우 최지우(38)를 만났다. 그는 약 2년 만에 SBS ‘수상한 가정부’로 브라운관에 복귀해 박복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무채색의 패딩 단벌, 무표정의 절제된 연기는 ‘로맨스 여왕’의 귀환도, 화려한 ‘지우히메’도 아니었다. 그저 복잡한 사연을 지닌 가정부 박복녀였다.

“방송 전부터 ‘왜 굳이 모험을 하려고 하느냐, 아름다움을 포기하려고 하느냐’ 등 우려의 소리가 많았어요. 막상 방송을 시작하니 다들 저의 ‘~습니다’라는 말투를 따라하며 즐기고, 종영 후에는 제 이름이 아닌 ‘복녀님, 수고하셨어요’라고 말하는데 정말 울컥하더라고요.”

혹자는 시청률 10%를 맴돈 결과에 그의 방송 복귀를 저평가했다. 하지만 최지우의 색다른 연기 도전, 즉 멜로가 아님에도 극을 끌어갈 수 있는 힘을 보여준 것에 호평이 쏟아졌다.

“잘하고 있나 걱정될 때쯤 호평이 들리더라고요. 자신감이 생겼죠. 제가 연기를 잘했다고는 생각 하지 않지만, 4개월간 철저히 복녀로 살려고 노력한 것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그래도 좀 더 사랑스러운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풋풋한 멜로는 이제 어린 배우들이 많이 하잖아요. 이제 와서 제가 첫사랑? 그런 이미지는 좀 아니잖아요. 하하”라며 시원하게 웃어 보인다. 그간 고수해온 최지우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쿨’한 매력이다. 그는 스스로도 “20대 때와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20대에는 작품이 잘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고, 주위 시선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요. 저에 대한 의도치 않은 신비주의도 있었고요. 지금은 그렇게 신비주의로 가다간 영영 묻히겠죠?(웃음) 많은 배우들이 이전과 달리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와 대중들과 편하게 소통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인터뷰하며 너스레까지 떠는 최지우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범접할 수 없는 고유명사 ‘지우히메(지우 공주)’다.

“요즘 케이팝까지 더해져 한류열풍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욘사마(배용준)에 이어 뵨사마(이병헌), 근짱(장근석) 등의 인기가 대단해요. 그런데 아직 ‘히메’라는 수식어는 저밖에 없어서 기분 좋아요.(웃음)”

최지우의 인기 덕분일까. 일본 원작 ‘가정부미타’를 각색한 작품임에도 ‘수상한 가정부’는 일본에 역수출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최지우는 “일본에서 워낙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 비교될까봐 걱정도 된다”며 “하지만 분명 복녀와 미타는 다르다. 배우 자체가 가진 매력이 다르지 않나”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어느덧 데뷔 19년차인 최지우. 그는 앞으로도 색다른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을 보였다.

“항상 인터뷰 때마다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사극에 도전하고 싶어요. 멜로도 다시 해보고 싶고요. 사극 멜로를 하면 되겠네요. 하하”

어느덧 그의 나이도 서른여덟, 결혼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드라마를 촬영하며 혜결이(강지우 분)를 보니 그런 딸은 정말 낳고 싶더라고요. 저 독신주의는 아니에요. 아이도 낳고 싶고요. 어쩌다 보니 결혼이 늦어진 것뿐이죠. 그런데 결혼을 빨리 하려고 안달복달 하기엔 지금 제 삶이 무척 좋아요.(웃음)”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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