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아르메니아 배우, 43시간 악수 신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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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된 양국관계 회복 위해 마련

6일 저녁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 쿠라 강 인근의 한 공원. 터키와 아르메니아 출신 연극배우 두 명(사진)이 하얀 외투를 입고 나타났다. 터키의 데니즈 바리스(35)와 아르메니아의 호브한네스 하지니안(32)은 서로를 마주본 채 검은 장갑을 낀 손을 내밀어 양국 간의 관계 개선을 바라는 평화의 악수를 시작했다. 악수는 이날 오후 8시 40분부터 8일 오후 3시 40분까지 43시간 동안 계속됐다. 터키 언론은 9일 “이번 ‘화해의 악수’는 2011년 미국 뉴욕에서 42시간35분을 기록한 최장 악수 기록을 깨 기네스북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터키와 아르메니아 예술가 그룹 및 양국의 비영리재단 주최로 양국 간의 경색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계획됐다. 1915년 자행된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 이후 양국의 외교 관계는 끊긴 상태다.

두 배우는 영하 3도의 추위와 비바람에도 끄떡없었다. 악수를 하고 있지 않은 반대편 손으로 사탕을 집어먹거나 물이나 차 등을 마시면서 허기를 달랬다. 가끔 무대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쉬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서서 보냈다. 이들은 ‘악수 행사’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피곤하지만 가치 있는 일을 한 것 같다”며 “역사적 상처를 극복하고 양국 관계가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2009년 10월 국교수립 의정서와 관계발전 의정서를 체결했으나 2010년 1월 아르메니아 헌법재판소가 의정서 일부 조항이 1990년 독립선언에 반한다는 결정을 내려 더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터키 배우#아르메니아 배우#악수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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