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이름은 예수에게만 쓴다고? 법원 황당 결정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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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는 아이 이름으로 쓸 수 없습니다. '마틴'으로 바꾸세요."
생후 7개월 된 아이를 둔 어머니 젤리사 마틴은 아이의 성을 남편 성을 따를지, 본인 성을 따를지 결정하지 못해 법원에 갔다가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테네시 주 루 앤 밸루 판사는 아이의 이름인 메시아를 듣더니 "메시아라는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에게만 쓸 수 있다"며 이름을 바꿀 것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메시아는 성서에서 '구세주'를 가리키는 말로 구약 성경에선 초인간적 예지를 가지고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왕을, 신약 성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일컫는다.

밸루 판사는 "기독교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코크 카운티에서 메시아란 이름은 아이를 자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며 "아이의 최종 이름은 어머니의 성 마틴, 아버지의 성 '맥크로우'를 모두 포함한 '마틴 드숀 맥크로우'로 바꾸라"고 말했다. 어머니의 성인 마틴을 메시아를 대신하는 아이 이름으로 쓰도록 해 두 성이 다 포함된 이름을 갖게 하라는 명령이었다.

아이 엄마 젤리사 마틴은 "아이의 이름은 부모가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강력히 항변했다. 그는 "메시아라고 이름을 붙인 건 종교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내 다른 두 아들의 이름 '미카', '메이슨'과 잘 어울려 그렇게 지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메시아 부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미국 사회보장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메시아라는 이름이 붙여진 아이는 지난해만 700명이 넘는다. 2011년 가장 인기 있는 아이 이름 633위를 차지했던 메시아는 2012년엔 387위로 껑충 뛰어올라 4번째로 빠르게 증가한 아기 이름으로 꼽힌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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