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과거, 긴 울림… 광복절 역사다큐로의 초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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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신기수씨 제작 ‘해방의 그날’, 佛출신 란즈만 감독이 연출한 ‘쇼아’
15∼18일 서울 시네마테크서 상영

역사 다큐멘터리 ‘해방의 그날까지’의 한 장면. 이 영화는 재일동포의 인권운동과 민족해방 투쟁의 역사를 담았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역사 다큐멘터리 ‘해방의 그날까지’의 한 장면. 이 영화는 재일동포의 인권운동과 민족해방 투쟁의 역사를 담았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과거사 부정 발언으로 논란이 뜨거운 요즘, 광복절을 맞아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 2편이 관객과 만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내 상영관 시네마테크 KOFA는 15∼18일 8·15 특별기획전을 통해 ‘해방의 그날까지’(1986년)와 ‘쇼아’(1985년)를 상영한다.

‘해방의 그날까지’는 재일동포 역사학자 신기수 씨(1931∼2002)가 재일동포의 인권운동과 민족해방 투쟁의 역사를 밀도 있게 담은 작품이다. 동포 2세인 신 씨는 1980년부터 6년 동안 일본에 생존한 재일교포 1세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방대한 관련 자료를 조사해 195분 분량의 필름에 담았다. 영화에는 1910년대 시작된 재일 유학생의 민족운동, 1922년 니가타 현 나카쓰가와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에서 자행된 조선인 노동자 학살사건, 1930년 기사와다 방적공장에서 일어난 조선인과 일본 여성 노동자의 공동투쟁 등이 담겨있다.

아픈 과거를 기록하려는 신 씨의 노력은 아사히신문과 NHK 등 일본 주요 언론이 여러 차례 보도했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영화를 상영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신 씨의 딸 이화 씨가 2010년 방한해서야 영상자료원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신 씨가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 110여 점과 민화 병풍 30여 점을 수집하고, 5편의 기록영화를 남기는 등 민족혼을 지키기 위해 평생 힘쓴 사연도 소개됐다. 내년 5월에는 ‘에도시대의 조선통신사’ ‘이름’ 등 신 씨의 다른 유작이 한국을 찾는다.

▶본보 6월 6일자 A8면 [Narrative Report]아버지는 ‘역사’에 인생 걸고 딸은 ‘아버지’에 삶을 걸었다


프랑스 출신 클로드 란즈만 감독의 ‘쇼아’는 역사 다큐멘터리의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영화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으로 채워졌다. 제작 기간이 11년이고, 상영시간은 9시간 30분이다. 영화 상영 뒤에는 역사학자들의 특별강연이 이어진다. 02-3153-2075∼77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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