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63’ 그때 그 디자인, ‘올림푸스 펜 E-P5’

  • Array
  • 입력 2013년 8월 8일 09시 46분


코멘트
‘유행은 돌고, 돌고.’ 패션, 미용, 음악, 방송 분야에서는 종종 ‘복고’ 바람이 불곤 한다. 과거의 트렌드나 디자인을 채용하면 그 시대의 추억을 가진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으며,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는 대중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 분야도 마찬가지다. 최근 많은 IT 기업들이 복고풍 디자인을 채용한 스피커, TV, 액세서리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미러리스 카메라 ‘올림푸스 펜 E-P5(이하 E-P5)’다. E-P5는 50년 전 발매된 올림푸스의 필름 카메라 ‘PEN F’의 디자인을 계승한 카메라다.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1963년, 타임머신 타고 온 디자인




근사하다,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됐다. 이제까지 다양한 미러리스 카메라를 보았지만 E-P5의 디자인은 남달랐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의 디자인도 물론 예쁘지만, 가벼워 보이거나 다른 제품과 모양이 다소 비슷한 경우가 많다. 반면, E-P5는 옛 디자인을 계승하되 본체에 금속 재질을 적용해 견고하면서도 세련됐다. 덕분에 중후한 골동품 같으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잃지 않았다. 단순히 예쁘다기보다는 ‘있어 보이는’ 디자인이랄까. 마감 처리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것도 마음에 쏙 들었다.


제품 색상은 검정색, 은색, 흰색 등 3종이다. 대개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 흰색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하지만 E-P5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세련미를 원한다면 은색이나 검정색을 추천하고 싶다. 본 리뷰에서 사용한 제품은 검정색 모델이다.

한편, 렌즈 윗부분에 새긴 브랜드명은 기존의 OLYMPUS가 아닌 OLYMPUS PEN이다. 이는 PEN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100점 만점에 99점이다. 1점을 뺀 이유는 어정쩡하게 젖혀지는 LCD 각도 때문이다. E-P5는 상방 최대 80도, 하방 최대 50도로 젖혀지는 LCD가 탑재됐다. 물론 이는 하이앵글과 로우앵글 촬영 시에는 용이하다. 하지만 셀프카메라 촬영은 할 수 없다. 최근 출시되는 미러리스 카메라 대부분이 180도 회전되는 LCD를 탑재한 것과 비교하면 정말 아쉽다.


따뜻한 색감과 다양한 아트필터, 찍는 재미가 있네

이제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어 볼까. 먼저 DSLR 못지않게 빠른 셔터 속도에 놀랐다. 알고 보니 E-P5의 셔터 속도는 8,000분의 1초로, 현존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중 가장 빠르다. 참고로 셔터 속도란 카메라의 셔터가 열렸다 닫히는 시간으로, 빛이 렌즈를 통해 카메라에 도달하는 시간을 일컫는다. 셔터 속도가 빠를수록 흔들림 없이 또렷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대개 셔터 속도를 빠르게 하면 빛이 들어오는 양이 적어 사진이 어둡게 찍힐 수 있는데, E-P5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시험 삼아 분수대로 출사를 나갔다. 빠르게 치솟는 물줄기와 사방으로 튀는 물방울, 그 속에서 뛰어노는 어린이들을 흔들림 없이 생생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 기기 자체의 셔터 속도가 빨라 셔터 속도를 조정할 필요도 없었다. 카메라를 잘 다루지 못하는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아웃포커싱’ 효과는 잘 나올까?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렌즈는 리뷰용으로 제공된 17mm 렌즈를 사용했다. 올림푸스 측에 따르면, ISO Low 모드(ISO 100)를 함께 사용하면 낮에도 아웃포커싱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카메라 색감은 다른 카메라 대비 화사한 편이다. 실제 색감보다 물이 빠진 듯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카메라도 있는데, E-P5의 색감은 생기 있고 또렷해 마음에 들었다.



다만, Auto 모드로 촬영 시 색감이 약간 노란 편이다. 풍경 사진이나 노란색이 가미되지 않는 피사체를 찍을 때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빨강, 분홍, 주황 등 따뜻한 색감의 피사체를 촬영할 때는 사진이 조금 노랗다는 느낌이 든다. 따뜻한 색감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장점이나, 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조금 거슬릴 수도 있겠다. 물론 이는 아무런 설정을 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촬영 설정을 조금만 바꾸면 실제 색과 가깝게 촬영할 수 있다.


한편, 여느 카메라와 달리 아트 필터가 촬영 모드에 배치된 것도 장점이다. 별도로 설정 메뉴에 진입하지 않고 간편하게 아트 필터를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아트 필터는 ‘팝아트, 소프트 포커스, 엷고 은은한 컬러, 라이트 톤, 거친 필름 효과, 토이 포토, 디오라마, 크로스 프로세스, 온화한 세피아, 드라마틱, 키라인, 수채화’ 등 12가지로 다양하다. 아트 필터를 이용하면 똑같은 장면도 다양한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고 싶지만 포토샵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기능이다.


또한 카메라에 내장 플래시가 탑재돼 편의성이 높다. 컨퍼런스나 기자간담회 취재를 가면 장소가 어두운 경우가 많은데, E-P5는 내장 플래시가 있어 매우 편리했다. 플래쉬는 외장 스트로보 못지않게 강력했다.


이 외에도 최신 디지털 카메라에 탑재되는 터치스크린, 와이파이 기능을 갖추었다.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돼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점도 돋보였다.

다만,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게다. E-P5의 무게는 420g으로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 다소 묵직한 편이다. 제품 크기가 아담해 만만하게(?) 보았는데, 막상 휴대하자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여성들이라면 장시간 휴대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물론 어느 정도 무게가 나가 안정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DSLR이 아닌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을 살리고자 했다면 좀 더 가벼운 것이 낫지 않았을까. 최근에는 작고 가벼운 DSLR도 많은데, 이보다 더욱 무겁다는 것을 떠올리면 더더욱 아쉽다.


제품 가격은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113만 원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제품 디자인과 완성도에 중점을 두는 사용자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