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 현장아이디어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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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벨트에 ‘신고벨’ 장착… 누르면 교사 - 경찰이 출동
선후배학생들 남매결연도

점심시간. 메시지가 뜬다. “옥상으로 올라와.” 학교 일진들이 기다린다. 둘러싼다. 절체절명의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다. 얼마 전 벨트에 부착한 신고 벨. 지체 없이 누른다.

학부모 교사 경찰의 휴대전화에 실시간 긴급메시지가 뜬다. 위험에 놓였다는 신호다. 벨 안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내장돼 신고자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 메시지를 가장 먼저 본 사람은 학교 교사. 바로 옥상으로 달려간 덕분에 아이는 무사히 위기에서 탈출한다.

신고 벨은 발명가 이찬석 씨(53)가 개발했다. ‘안전해’라는 이름의 학교폭력 예방 단말기로 9월 출시된다. 버튼을 누르면 역시 ‘안전해’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이들에게 메시지가 전달된다.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 예방이 가능하다.

이 씨는 “최소 비용만 받고 거의 무료로 나눠 주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자신도 학부모이기 때문. “한번은 친한 친구의 아이가 학교에서 얻어맞았어요. 학교폭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됐죠. 이때부터 학교폭력 방지 전도사로 나서게 됐습니다.”

교육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글샘교육㈜은 학교폭력 실시간 관리시스템을 만들었다. 교사가 교실에서 컴퓨터와 연결된 TV에 설문을 띄우면 학생이 문항을 보면서 리모컨으로 응답한다. 교실의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학교폭력을 막으려는 다양한 대안도 나오고 있다.

충북 보은군 탄부초등학교는 전교생을 ‘6남매’로 묶었다. 6학년이 맏이가 되고 저학년, 특수학급 학생을 함께 묶는 식이다. 교사는 가장이 된다. 체험활동, 운동회, 수련회는 6남매가 어울리도록 만든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소외된 아이들이 줄면서 학교폭력이 급감했다. 이 학교 연규영 교장은 “상부상조하던 품앗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들 표정이 확실히 밝아졌다”고 했다.

울산 울주군의 울산인터넷고 교문 앞에선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이면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교사들은 등교하는 학생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안아준다. 악수나 손뼉 마주치기로 정감을 나누도록 하는 학교도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학교폭력#예방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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