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티’ 팍팍 B급코드, 싸이 색깔로 굳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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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0일 07시 00분


빌보드 차트 1위를 향하고 있는 가수 싸이. 전문가들은 싸이와 새 노래 ‘젠틀맨’의 인기가 세계 음악시장에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빌보드 차트 1위를 향하고 있는 가수 싸이. 전문가들은 싸이와 새 노래 ‘젠틀맨’의 인기가 세계 음악시장에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젠틀맨’ 빌보드 정상 코앞…전문가 4인이 전하는 싸이 롱런해법

김기덕DJ “성공한 B급코드 계속
가야”
최규성 평론가 “엽기코믹·섹시 유지를”

배순탁 작가 “후속곡도 한국어로 써야”
하재근 평론가도 “당분간은 한국가사”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2위를 기록한 ‘젠틀맨’이 다음주 정상에 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 빌보드 핫100 차트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이 빌보드를 강타하면서 싸이는 ‘원 히트 원더’(반짝가수)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한 편으로 운 좋게 세계적 인기를 얻었지만 ‘젠틀맨’까지 한국어 위주의 가사임에도 히트시키면서 확실한 팬덤이 생겼다는 걸 증명해보였다. 관건은 이 팬덤이 얼마나 오래갈 것이냐는 점. 김기덕 배순탁 최규성 하재근 등 전문가 4인에게 싸이가 국제가수로 롱런하는 데 필요한 조건들을 물었다.

● 다음 노래 히트 못해도, 당분간 인기는 여전할 듯

40년간 라디오 DJ로 활약해온 팝 전문가 김기덕은 ‘강남스타일’의 빌보드 7주 연속 2위만으로도 롱런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김기덕은 “팝 시장의 기득권 세력이 ‘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까지 좋아하는 것 같다. 이제 싸이는 미국에서 자리를 굳혔다. 이 인기는 다음 곡이 히트를 못한다 해서 금방 사라질 게 아니다”고 말했다.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 역시 “싸이라는 가수의 이미지와 브랜드가 자리 잡았음이 빌보드 차트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 평론가 최규성은 “‘강남스타일’, ‘젠틀맨’의 음악과 춤의 소스가 1980년대 고고장 분위기와 비슷하다. 외국인들에게는 아주 새로운 것이다. 앞으로도 ‘젠틀맨’처럼만 해주면 롱런은 문제없을 듯하다”고 했다.

여성을 괴롭히는 캐릭터를 연기한 ‘젠틀맨’ 뮤직비디오 속 싸이의 모습.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여성을 괴롭히는 캐릭터를 연기한 ‘젠틀맨’ 뮤직비디오 속 싸이의 모습.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비슷한 콘셉트 잇단 히트, 그 색깔 유지해야

그렇다면 싸이는 ‘젠틀맨’ 이후 어떤 음악을 선보여야 할까. 세 번째 노래 역시 코믹하고 섹시한 콘셉트를 계속 가져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B급 코드’를 유지할 것을 주문한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미국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굳혀 놓는 게 중요하다. 기반을 다져놓고 그 다음에 변화를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기덕 역시 “색깔을 바꾸면 안 된다. 미국엔 노래 잘하고 음악성으로 승부하는 사람이 많다. 싸이는 자신만의 색깔로 성공하지 않았느냐”면서 “지금 이대로 싸이만의 색깔, ‘싼티’ 나는 B급 코드를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최규성도 “싸이는 음악을 실험하는 가수가 아니다. 그 자체로 이미 상품이고, 그 고유한 매력으로 팬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엽기적인 코믹과 섹시, 고급과 저급을 오가는 절묘한 줄타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배순탁은 “세 번째 노래에선 변화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 한국어 가사는 필수…외국인도 따라하는 수준이면 금상첨화

배순탁은 “후속곡도 한국어를 고집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영어 노랫말은 미국시장에서는 친숙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면서 “‘젠틀맨’은 한국어로 언어유희가 가능하다. 한국어를 통해 ‘신기하다’, ‘재미있다’고 느끼는 분이 있는데, 영어로 곡을 만들면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하재근 역시 “미국인들은 싸이에게서 이국적인 것을 원한다. 계속해서 한국어로 된 음악을 내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미국인들도 싸이와 말로 소통하길 원하는 때가 올 것이기에 언젠가는 영어로 된 음악도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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