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위기 이겨낼 미래사업 구상 많이 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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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3개월만에 귀국 “삼성, 열심히 뛰어 정부 도와야죠”
9일 출근해 경영비전 공개할 듯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1)이 약 3개월 동안의 해외 체류를 마치고 6일 귀국했다. 그는 1월 11일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함께 출국한 뒤 하와이와 일본을 오가며 석 달 가까이 해외에 머물러 왔다.

이 회장은 이르면 9일 서울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현장경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날 첫 공식 일정인 임원 오찬회의에 참석해 그동안 해외에서 고민해 온 미래사업 구상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전용기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 회장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많이 하고 미래사업 구상도 많이 했더니 석 달이 금방 갔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해외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불거진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운동을 많이 못 해 다리가 불편한 것 빼고는 (건강이) 다 괜찮다”고 말했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질문에는 “그분도 오랫동안 연구해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잘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도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올해로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은 것과 관련해 “신경영 선언이 20년이 됐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물, 인간은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신년하례식에서 “지난 성공은 잊어라. 삼성의 앞길도 순탄치 않다”고 경고한 데 이어 또다시 위기론을 꺼낸 것이다. 이 회장은 “사물을 더 깊게, 멀리 보고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회장이 된 뒤 여러 차례 해외에 장기 체류하면서 사업 구상을 가다듬어 왔다.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곤 다 바꾸라”며 발표한 신경영 선언도 6개월 동안 독일과 일본을 오가며 구상한 것이다. 이후 삼성은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이번 해외체류 때 경제계 지인들을 만나고 그룹의 미래사업 창출, 엔화 가치 하락 영향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기업에 대한 대책 등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그룹 수뇌부로부터 수시로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건희#삼성#미래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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