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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웹툰 담당자 “삼계탕 사주며 원고 독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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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웹툰 담당자 “삼계탕 사주며 원고 독촉”

동아일보입력 2013-02-04 03:00수정 2013-02-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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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아프면 찾아가고 콘텐츠 상의하고 인생상담까지…
웹툰 ‘결혼해도 똑같네’의 작가 네온비가 컴퓨터작업 파일이 날아가서 올린 휴재 공지. 이런 식으로 미리 양해도 구하지 않고 갑자기 잠적하는 웹툰 작가들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포털 웹툰 관리자들의 고충도 크다. 웹툰 캡처
“만화가 안 올라오니까 독자들이 ‘작가 어디 갔느냐, 아프냐, 죽었냐’ 난리가 났죠. 휴대전화는 꺼져 있고. 수소문해서 부산까지 가서 ‘멘붕’ 상태인 작가를 찾아냈죠. 여자친구와 헤어졌대요.”

원고 마감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입술이 바싹 마르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은 웹툰 연재 작가만이 아니다. 웹툰 작가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126명, 다음에 63명이 있다. 약속한 시간까지 이들의 마감을 일일이 챙기는 것은 포털 웹툰 담당자의 몫이다. 작가들의 마감시간 관리뿐 아니라 사생활 관리까지 해야 한다.

원고가 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작가들의 건강 문제다. ‘사일런트 스마일’의 작가 심군과 ‘탐묘인간’의 soon은 감기 몸살로 고생하다 ‘고료 받고 연재하는 프로로서 좀더 자기관리에 신경 써야겠습니다’라며 만화 컷으로 휴재 공지를 올렸다. 이렇게 자발적 휴재공지를 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연락이 두절되고 원고도 오지 않는 경우. 어떤 작가는 맹장이 터졌다며 마감 당일에 포털 담당자에게 알려왔다. 담당자가 포털에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다고 간단한 공지를 띄운 뒤 병문안을 가려고 “어느 병원이냐”고 묻자 작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몇 분 후 장문의 문자가 도착했다. “거짓말이었던 거죠. 지방까지 문병을 올 것까지는 예상 못했대요. 휴….”(해당 웹툰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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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내용은 물론이고 작가의 사생활 관리도 웹툰 담당자의 몫이다. 일례로 솔로 생활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오! 솔로’를 연재 중인 정이리이리 작가에 대해서는 누리꾼 사이에서 ‘작가가 연애를 하면 아이디어가 고갈될까 걱정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작가의 연애설이라도 돌면 인기가 떨어질 수 있어 담당자로서는 작가를 둘러싼 소문에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타는 어떤 작가는 ‘컨디션이 안 좋다’며 마감을 미루는 탓에 담당자가 강원도로 달려가 삼계탕을 사주고 원고 마감을 설득하기도 했다. 게임광 작가의 경우엔 게임 아이디도 파악해두는 게 필수다. 게임 삼매경에 빠져 마감시간을 깜빡하지 않는지 감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물론 마감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작가들도 있다. 7년째 ‘마음의 소리’를 연재하는 작가 조석과 웹툰 담당자의 인사말은 늘 “밥은 먹었어요?”다. 하루에 많게는 230컷을 그릴 때도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마감을 어긴 적이 없다. ‘우주전함 몰라몰라’의 고리타와 ‘도로시 밴드’를 연재한 홍작가는 마감일보다 하루 먼저 원고를 보내온다고 한다. 웹툰 담당자는 “이들 작가는 건강만 잘 챙겨주면 된다”고 말했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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