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민선교육감 한 달]“무상급식, 소신만으론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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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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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마련 어려워… 초임 교육감 9명 “공약과 현실 괴리”

6월 21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대왕초교에서 학생들과 급식을 먹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오른쪽에서 세 번째). 이 학교는 학생 56%가 무상급식 혜택을 받는 경기 성남시 거주 학생이고, 나머지는 저소득층이 아니면 급식비 지원을 못 받는 서울 거주 학생들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6월 21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대왕초교에서 학생들과 급식을 먹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오른쪽에서 세 번째). 이 학교는 학생 56%가 무상급식 혜택을 받는 경기 성남시 거주 학생이고, 나머지는 저소득층이 아니면 급식비 지원을 못 받는 서울 거주 학생들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 달 전 취임한 민선교육감 15명 중 6명만이 교육감 경력이 있다. 동아일보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처음 교육감이 된 9명은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것과 현실에 괴리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은 “교육계를 밖에서 바라보는 입장에 있다가 내부에 들어와 보니 평소 가진 교육철학과 소신이 현실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감들이 현실적으로 추진하기에 가장 어려움을 느낀 공약은 ‘무상급식’이었다. 김 교육감은 “무상급식이나 교복 무상지급 등이 당초 계획보다 어려운 여건으로 사업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어 시민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은 “정책 실현을 위해선 예산 확보가 관건인데 공약과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의 조율이 어렵다”며 “지자체에서 무상급식 경비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교육감들은 무상급식 실현에는 지자체와 정부의 협조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친환경 무상급식 실천에는 생각보다 많은 난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지자체의 협조,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뤄져야만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상급식은 ‘베테랑’ 교육감들에게도 어려운 과제였다. 세 번째 임기인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은 “무상급식을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데 교육청에서는 각종 주요 사업과 교육복지, 학력향상에 많은 예산이 집행되고 있어 어렵다”고 말했다. 역시 세 번째 임기인 이기용 충북도교육감도 “교육청 예산 70%가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라 무상급식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을 얻어내기 위해 지자체를 상대로 구애작전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무상급식 등 교육관련 공약을 많이 내세운 자치단체장들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임 부산시교육감도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위해 부산시와 기초자치단체의 지원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따로 만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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