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 물길 따라 개발호재 흐른다

  • 입력 2009년 7월 20일 02시 56분


서울시의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가격이 0.56%나 오른 노원, 도봉구의 아파트 단지.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시의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가격이 0.56%나 오른 노원, 도봉구의 아파트 단지. 동아일보 자료 사진
■ 동북권 르네상스 수혜 예상 지역

서울시가 지난달 초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후 노원구와 도봉구 등 수혜 단지의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개발 계획 발표가 난 6월 9일부터 7월 10일까지 서울 강북권의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0.56% 상승해 발표 전 한 달간 변동률(0.15%)보다 4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시는 계획안에서 한강∼군자교에 이르는 중랑천 물길을 뱃길로 조성해 수변공간으로 만들고 장기간 사업이 표류돼 왔던 창동차량기지도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랑, 성북, 강북구 등 그동안 ‘서울의 외곽’으로 인식돼 오던 지역에서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 기대

14일 오전 노원구 월계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는 개발 계획 발표 직후보다 한가한 모습이었다. 소형 매물이 지난달 많이 거래된 이후 중대형 매물 위주로 남아 있는 데다 집주인들이 개발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호가를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까지 올리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된 것이 아닌 만큼 섣불리 매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노원구 상계동 주공1, 9단지, 도봉구 창동 주공3단지 등은 6월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매수 문의가 줄어 거래가 소강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관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랑천변의 아파트 단지, 노원구 상계10동과 도봉구 창4동 일대, 월계동과 석관동,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뚝섬역 일대 등이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중랑천변 아파트 단지의 경우 개발이 진행되면 열악한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중랑천의 수질을 개선해 뱃길로 조성하고 동부간선도로를 지하로 지나게 해 소음과 분진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성동구 행당동에서 성수동, 광진구 군자동을 거쳐 동대문구 장안동까지 이어지는 뱃길을 따라 기존 아파트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창동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서울열린극장 창동 터 인근의 아파트 단지도 수혜가 기대된다. 이 지역은 업무시설,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는 신비즈니스타운으로 조성된다. 노원구 상계6, 7동과 10동, 도봉구 창4, 5동 등이 수혜 예상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노원구와 경기 남양주시가 2006년 체결한 창동차량기지 이전 협약에 따라 지하철 4호선 연장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남양주시 별내지구도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 사업 가시화까지는 시간 걸릴 듯

하지만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사업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 경기도 등 관련 부처와 서울시의 조율이 필요한 데다 각종 시설 완공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한강변 전략정비구역 개발까지 맞물려 개발 호재는 뚜렷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가격이 문제다. 각종 시설이 들어서는 곳과 너무 가까우면 주거지로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세부 계획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사업 실행에는 환경단체의 반발 등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무리한 투자보다는 사업 진행 상황을 보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최부현 인턴기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