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두 대통령 전격 회동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코스타리카서 이틀간 ‘쿠데타 사태’ 논의
입장차 너무커 회담 성과거두기 어려울 듯

지난달 28일 쿠데타가 발생한 뒤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온두라스의 대통령과 임시 대통령이 직접 만나 회담을 가졌다.

쿠데타로 축출된 호세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57)과 과도정부의 로베르토 미첼레티 임시대통령(66)은 9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서 만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오스카르 아리아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의 중재 아래 평화적으로 온두라스 사태를 해결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것.

아리아스 대통령은 “(이틀이 아니라) 두 달 동안 회담을 열어도 해결책이 안 나올 수도 있다”고 어려움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일단 대화가 시작되면 양측의 태도가 조금씩 유연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리아스 대통령은 니카라과와 엘살바도르 등의 내전 평화협상을 중재해 198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인물로 중남미 지역에서 신망이 높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7일 워싱턴에서 셀라야 대통령과 만난 뒤 아리아스 대통령의 중재로 양자회담이 진행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날 온두라스에 대한 1650만 달러(약 210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과 190만 달러의 원조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혀 임시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온두라스 과도정부는 셀라야 대통령이 귀국하면 즉시 체포할 것이라는 강경한 방침을 유지해 왔지만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자 8일 회담을 전격 수용했다. 온두라스 대법원도 7일 의회가 사면령을 내린다면 셀라야 대통령의 입국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P통신은 두 지도자의 견해차가 너무 커 이번 회담이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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