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얼마나 야하길래…공연장 입구에 등장한 카메라단속 검색대

  • 입력 2009년 7월 8일 17시 02분


◆더 과감해진 공연

(박제균 앵커) 예술에서 파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만, 관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공연장에서 파격적인 노출이나 성적인 대사는 다소 금기시 된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공연계에 이런 금기를 깨는, 이른 바 '야한' 공연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노출을 불온하게만 보던 예전과 달리 관객층이 넓어지고, 여성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된다는 점은 달라진 풍경입니다. 영상뉴스팀 구가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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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나 볼 수 있던 검색대가 공연장에 들어섰습니다. 공연장에 카메라가 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2007년 토니상 8개 부문 수상작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파격적인 노출 때문에 더욱 화제를 모았습니다. 일주일 전, 공연을 시작하고 연일 객석점유율이 80%를 넘길 만큼 인기입니다.

(인터뷰) 김민정 연출 / '스프링 어웨이크닝'

"자극적이라기보다는 거침없이 드러내는 입장에 충실하다고 생각하고요..."

(현장음) "뮤지컬 '걸스 나잇'은 18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옆 좌석에 18세 이하 관객이 있으시면 민증을 확인하시고 미성년자다, 생각되시면 가까운 파출소나 인근 군부대에 신고해주시고..."

다소 코믹한 안내방송으로 시작하는 뮤지컬 '걸스 나잇'은 아예 18금을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관람 등급을 정하는 영화와 달리 공연의 등급은 제작사의 몫입니다.

(인터뷰) 김향란 프로듀서 / '걸스 나잇'

"이게 과연 엄마와 딸이 같이 볼 수 있는 것인지 고민을 했고요. 아무래도 껄끄럽지 않겠냐 해서 18금으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연극의 경우 그 파격의 정도가 한 층 높습니다. 8월말 공연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 작가 마리보의 고전 '논쟁'에서는 두 쌍의 남녀가 전라로 무대를 활보합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페르귄트'와 '길 떠나는 가족' 등은 전라 연기와 성기 노출 등으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인터뷰) 윤길 / 배우

"한번 작품을 읽어보면 당연히 벗어야겠구나 생각이 있어요. (중략) 벗고 안 벗고는 작품의 질이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작품의 질이 안 좋으면 외설이 돼버리는 거니까."

관객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불온하게 여기는 시선보다는 극에 흐름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남성 관객이 아닌 여성관객들의 호응도 높습니다.

(인터뷰) 고영주 / 관객

"19금인거 보고 왔는데 요즘 연극 보면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중략) 대사 같은 것도 저희 어차피 성인이니까 딱딱 잘 맞던데요. 유익하게 보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노출을 비롯한 최근 공연계의 파격적인 시도를 다양성과 연결시켜 설명합니다. 성의 상업적인 면을 부각하고 마초적인 특성을 보였던 90년대 일부 공연과 달리 최근의 연극은 연출적인 표현을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인터뷰) 조용신 / 뮤지컬평론가

"특히 고전의 재해석이라던지, 이런 부분에서 노출하는 부분 파격적인 성애 묘사가 하나의 새로운 재해석, 연출시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연문화가 변함에 따라 무대 위 파격을 바라보는 시선도 변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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