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대표 “北과 긴밀한 몽골이 역할 해달라”

  • 입력 2009년 7월 4일 02시 52분


몽골 대통령 “핵실험 지지안해… 대북창구 될것”

몽골을 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3일 몽골 정부중앙청사에서 사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을 만나 “몽골과 북한이 긴밀한 관계에 있는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몽골이 연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몽골이 중요한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몽골이 북한과 국제사회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몽골은 북한의 핵실험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계속 고립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북한이 고립되지 않도록 (몽골이) 창구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문제가 올바르게 해결되도록 몽골이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몽골은 남북한과 동시 수교한 나라로 북한과 오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을 몇 차례 비공식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또 지난달 18일 자신의 취임식 때 이명박 대통령이 특사를 파견한 점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을 만나 말씀을 나누고 싶다. 올여름에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이 말씀을 전해 드리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예방 직후 기자와 만나 “몽골 쪽에서 기대가 크니 (이 대통령에게) 당연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면담은 이날 오전 성사됐다. 박 전 대표 측은 당초 2일 예방을 추진했지만 몽골 정부에서 답변을 주지 않아 무산되는 듯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최측근인 상가자브 바야르초그트 재무장관이 “한국의 유력 정치인인 만큼 만나 보시라”고 대통령을 설득해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울란바토르=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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