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름 빠진 잭슨의 유언장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상속 명단서 제외… “학대 기억으로 부친 껄끄러워해”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유언장에 아버지 조 잭슨(80·사진)이 상속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부자(父子)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잭슨은 2002년 작성한 유언장에서 재산을 어머니 캐서린과 세 자녀, 그리고 몇몇 자선기관에 나눠주도록 지시했다. 잭슨의 변호인은 조만간 이 유언장을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유언장에는 5세의 어린 잭슨의 재능을 알아채 데뷔시키고, 1980년대 기록적 히트를 친 ‘스릴러’ 앨범이 성공하도록 곁에서 물심양면 도왔던 아버지가 빠져 있었다. AP통신은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당했다고 믿는 잭슨은 아버지가 여전히 껄끄러웠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잭슨은 1993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 “어린시절 내 기억 속에는 오직 일밖에 없었다”며 “아버지는 우리한테 지나치게 엄격했고, 공연 전 리허설 때 춤 동작이 틀리거나 가사를 기억하지 못하면 혁대로 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크레인 기사로 일하던 잭슨의 아버지는 잭슨 형제 5명을 묶어 ‘잭슨 파이브’를 결성한 뒤 이들의 매니저 역할을 자처했다. 잭슨은 몇 년 뒤 오프라 윈프리와의 또 다른 인터뷰에서 “(그는) 모습만으로도 나를 두렵게 했다”며 “여드름이 많이 나 얼굴을 거울로 보는 것조차 싫었을 때 아버지는 내 모습이 추하다고 놀렸다”고 말했다. 이후 잭슨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했다”고 털어놨다. AP통신은 “잭슨이 아버지에게 느꼈던 분노와 어린시절에 대한 박탈감이 피터 팬이 사는 듯한 ‘원더랜드’를 만드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잭슨의 한 측근은 “잭슨이 자녀를 얻은 뒤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아버지에 대한 잭슨의 반감과 원망이 많이 누그러졌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29일 잭슨의 어머니인 캐서린이 양육권 청구소송을 제기해 임시 후견인 지위를 얻은 직후 아버지 조는 “손자 세 명에게 훌륭한 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잭슨의 두 전처가 양육권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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