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학벌 철폐, 입시 폐지” 자전거 대장정

  • 입력 2007년 8월 31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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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교육의 모순을 날려버리기 위해 희망의 깃발을 자전거에 꽂고 대장정에 나섭니다.”

30일 오전 10시 경남 진주시 가좌동 국립 경상대 정문. 이 대학 사회학과 정진상(49) 교수는 ‘학벌철폐, 입시폐지, 대학 평준화를 위한 2000km 자전거 대장정’에 오르면서 “난마 같이 얽혀 있는 교육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입시폐지와 대학 평준화”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주장해 왔다. 30개에 가까운 기존의 국립대를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10개의 학구별로 통합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울대는 대학원만 두면서 학부생을 모집하지 않는 대신 학부를 ‘통합 국립대’ 학생들에게 개방하자는 것.

통합 국립대 학생들의 학적은 입학한 대학에 두되 다른 학구의 대학이나 캠퍼스에서 자유롭게 학점을 이수하는 방식이며, 졸업생에게는 교명 표시 없이 ‘국립대 학사’ 학위를 수여하자는 주장이다.

이번 대장정은 최근 지도층 인사의 학력 위조 논란 속에 교육자와 학부모, 사회인사, 교육단체 등이 모여 만든 ‘입시철폐, 대학평준화 국민운동본부 준비위원회’가 주도한다.

이 모임의 결성을 제안한 정 교수가 대장정에 나서고 중간에 조희주 집행위원장 등이 동참하는 가운데 다음 달 20일까지 전국 64개 주요 도시 2255km를 자전거로 행진하면서 홍보활동을 벌이고 강연회와 간담회,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대장정은 진주∼전남 순천∼광주∼전북 전주∼충남 홍성∼경기 평택∼서울∼강원 춘천∼대전∼경북 김천∼대구∼울산∼부산∼마산을 거쳐 진주에서 마무리된다.

정 교수는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과정에서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정치권에 알리고 공약화를 요구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4년 경상대 교양교재인 ‘한국사회의 이해’를 다른 교수 7명과 공동집필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됐으나 1, 2심에 이어 11년 만인 2005년 3월 대법원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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