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돈맥’ 찾기…“해외서 새 우물 파라”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2분


코멘트
캄보디아 최초의 한국계 상업은행 ‘캄코뱅크’는 22일 수도 프놈펜에서 개소식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부산저축은행이 한일건설 등과 함께 설립한 이 은행은 상호저축은행 최초의 해외 지점이다.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예금 대출 등 일반 업무를 취급하면서 투자컨설팅 등 투자은행(IB) 업무도 병행한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힘들어 3, 4년 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통해 캄보디아 현지에 진출해 왔다”며 “신도시 등 개발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살려 투자은행 업무를 하기 위해 은행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해외 진출을 자제했던 저축은행, 캐피털 등 제2금융권 회사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는 계열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뒤 해외 진출에 나서는 전략을 쓰고 있다.

○ 계열사 기반 활용해 해외 진출

지난해 10월 두산의 계열사로 편입된 두산캐피탈은 다음 달 중 중국 베이징(北京) 지사에서 현지 영업을 시작한다.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두산인프라코어와 협력해 중장비 리스 및 할부금융 분야에 특화한다는 영업 전략을 세웠다.

두산캐피탈 측은 “앞으로 베트남과 인도 등 성장 가능성이 큰 국가에 진출해 6월 말 기준 약 1조6000억 원인 금융자산을 2012년까지 5조 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안에 미국에 진출해 현대자동차에 대한 할부금융 영업에 나설 계획이며 인도에서도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협력사인 GE와 함께 중국에 할부금융업 허가를 신청했으며 허가를 받는 대로 영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도 올해 중국 상하이(上海) 사무소를 개설하고 중국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 정부 지원-규제 완화 필요 지적도

금융 당국이 최근 들어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그 대상은 제1금융권 회사로 제한되는 게 현실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 무분별하게 해외에 진출했던 제2금융권 회사들이 자금 회수를 위해 문을 닫으면서 해외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것은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대형 업체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국내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 기업들도 자금 관리 차원에서 제2금융권 회사들을 파트너 삼아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었다.

정찬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은 외국환 업무, 비상장 주식 취득 등이 제한돼 해외 영업에 제약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외국환 업무 규정이 완화되면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