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산그룹의 성공적인 M&A 전략이 재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두산의 M&A 과정과 전략을 담은 내부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두산그룹은 최근 10년간 기업들을 사고팔며, ‘식음료 회사에서 중공업 기업’으로 탈바꿈한 구조조정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말 보일러 원천기술을 보유한 일본 미쓰이사(社)가 대주주인 영국의 미쓰이밥콕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건설중장비업체인 ‘밥캣’도 49억 달러에 사들이는 등 굵직한 ‘딜’을 잇달아 성사시켰다. 두산은 또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대한통운 등 국내 M&A 시장의 ‘3대 매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 M&A 귀재로 떠오른 비결은
○ 팔면서 쌓인 노하우가 사는 기술로
두산 관계자에게 M&A 비결을 물으면 “두산의 M&A 전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사는 기술은 파는 노하우에서 축적됐다’는 설명과 함께.
두산은 1996년 네슬레 매각 이후 코카콜라, OB맥주, 종가집김치 등 주력사를 포함해 모두 6개 회사를 팔았다. 매각 금액만 총 1조7600억 원에 이른다.
이어 두산은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인수를 시작으로, 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등 중공업분야 업체를 사들였다. 최근 밥캣 인수를 포함하면 총 10건의 M&A를 성사시켰다.
두산의 한 임원은 “M&A 원칙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모두 ‘윈윈’이 돼야 하는 것”이라면서 “매각자와 매수자 위치에 모두 서 본 것이 우리에게 무척 소중한 경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고급 인력 14명이 진두지휘
10여 년에 걸친 ‘팔고 사는 기술’이 시스템으로 정착한 것도 두산 M&A의 성공 비결이다. 두산 전략기획본부 내에 있는 ‘CFP팀’은 그룹 M&A 전담팀이다. 전무급 임원을 팀장으로 컨설턴트, 회계사 등 고급 인력 14명으로 꾸려져, 그룹 M&A 전략을 진두지휘한다.
CFP팀은 관심 있는 기업이 매물로 나오면 그룹의 인수주체 계열사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체적인 분석 작업에 들어간다. 두산의 M&A 강점은 이때부터 발휘된다.
그룹 차원에서 보완해야 할 사업, 기술, 지역에 대한 사전 분석 작업이 잘돼 있어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오면 즉각 인수 추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두산의 다른 임원은 “우리는 기업 비전과 전략 방향이 분명하기 때문에 인수할 기업이 나와도 우왕좌왕하지 않는다”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 능력이 세계적인 투자은행(IB)에도 신뢰를 줘 좋은 매물 정보가 신속하게 모인다”고 말했다.
기업 인수가 결정되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도 두산 M&A의 특징이라고 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두산그룹의 M&A 내용
〈매각 기업〉 | ||
기업 | 시점 | 사업 내용 |
네슬레 | 1996년 | 커피 등 식품 제조 |
한국3M | 1996년 | 제조업 |
코카콜라 | 1997년 | 음료 |
씨그램 | 1998년 | 위스키 제조 |
OB맥주 | 1998∼2006년 | 맥주 제조 |
종가집 | 2006년 | 김치 제조 |
〈인수 기업〉 | ||
기업 | 시점 | 사업 내용 |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 2001년 | ―발전 및 담수플랜트 ―주단조 사업 |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 2003년 | 종합건설 |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 2005년 | 건설기계, 산업기계, 공작기계 등 |
미국 AES | 2005년 | 수처리사업 원천기술 보유 |
루마니아 크베너IMGB | 2006년 | 주단조 사업 |
연합캐피탈 | 2006년 | 할부금융 및 리스 |
영국 미쓰이밥콕 | 2006년 | 발전소 보일러 원천기술보유 |
중국 연대유화기계 | 2007년 | 건설기계(휠로더) |
미국 CTI | 2007년 | 친환경 엔진기술 특허 보유 |
미국 밥캣 | 2007년 | 건설기계 |
자료: 두산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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