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선동적 검증 그만” 朴 “불안한 후보 안돼”

  • 입력 2007년 8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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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 투표일을 일주일 앞둔 12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캠프는 각각 승리를 장담했다.

이날 양 캠프는 또 투자자문사 BBK 금융사기와 고(故) 최태민 목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李, “자질 보고 판단해야” vs 朴, “불안한 후보는 안 돼”=이 전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객관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판세는 결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MB의 희망통신’에 ‘국민은 새 사람을 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선동적인 검증 덫에 걸리지 말고 자질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의 현실은 오로지 상대방의 흠이나 약점을 찾아 침소봉대하거나 없는 사실도 있는 것처럼 조작하려 한다”고 박 전 대표 측을 비판했다.

그는 “후보자의 도덕성은 검증돼야 하나 지금과 같은 방식은 곤란하다”며 “정치권이 겉으로는 도덕적 명분론을 들먹이지만 실제로는 자기네 정파 이익을 위해 ‘도덕’의 권위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국민은 지금 구시대 정치를 끝내고 새 정치를 펼 후보로 저를 꼽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일이 가까워지면서 역전이 시작됐다”며 “불안하지 않은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의 ‘대세론’에 대해 “이 시대 최고의 애국은 정권 교체”라며 “(대세론을 따르다) 또 실패할 후보를 내놓으면 천추의 한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검찰이 (이 전 시장과 관련한 의혹을) 다 수사해 놓고 경선이 끝난 뒤에 발표하고, 1000억 원대의 사기 사건을 벌인 BBK의 김경준도 9월에야 사실을 밝히겠다고 한다”면서 “불안한 후보로는 안 된다”고 이 전 시장을 비판했다.

▽날선 공방은 여전=양 진영은 고 최태민 목사, BBK 금융사기 사건과 관련해 공방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 지지를 선언한 박정희육영수숭모회 이영도 전 회장은 “최 목사가 박 전 대표 일가의 생활비를 지원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국정을 농단하고 부정축재를 일삼은 최 목사의 행적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며 “최 목사 비리 의혹의 실체가 없다는 박 전 대표의 검증청문회 발언은 위증으로 드러났다”고 공세를 폈다.

박 전 대표 측 유승민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은 이 전 시장의 BBK 연루 의혹을 또다시 제기했다.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이 10일 ‘자료가 변조된 것’이라고 일축한 데 대해 유 단장은 “‘다스’의 미국 측 변호사가 미 법원에 제출한 총 535쪽 분량의 증거자료에 따르면 BBK가 이 전 시장에게 50억 원을 송금한 기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 전 시장이 옵셔널벤처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35억 원을 보낸 기록도 있다”며 “주가 조작 사건을 주도한 옵셔널벤처스와 관계없다고 주장했던 이 전 시장이 직접 해명하라”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13개 환경단체-연예인 53명 등 “李 지지”▼

‘아나기’ 모임-산재법인연합 등 “朴 지지”

■ 빅2 막판 세몰이 경쟁


촬영:김동주기자

12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서는 각계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랐다.

이 전 시장 진영에서는 김영삼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낸 김숙희 한국식품영양재단 이사장 등 여성단체 회원 및 지역 여성활동가 670명이 지지 선언을 했다.

또 영화배우 엄앵란, 탤런트 사미자 여운계, 가수 김상희 김흥국 씨 등 연예인 53명도 지지를 선언했다.

한국생활폐기물통합재활용조합 등 13개 환경단체와 박병국 전국농민단체협의회장 등 농업계 인사 1000여 명, 박정희육영수숭모회 회장을 지낸 이영도 씨도 지지 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경기도당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도 13일 일부 의원과 함께 이 전 시장 지지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김동주기자

박 전 대표 진영에선 고건 전 국무총리를 지지했던 우민회 강희남 전 대표 등이 주축이 된 중도실용개혁연대 지도부 20여 명과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의 김용숙 대표 등이 지지 선언을 했다.

또 ‘한국산재중앙법인단체연합’과 ‘전국 보도상 시설물영업협회’, ‘지체장애인 경기도지회’도 박 전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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