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변덕 날씨’… 우산 펴면 햇빛 쨍, 접으면 주룩주룩!

  • 입력 2007년 8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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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또 물난리 10일 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약수 부근 국도 44호선의 관대1교 다리가 폭우로 유실돼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계령과 양양을 잇는 이 다리는 지난해에도 수해로 붕괴 위험을 맞았으며 이날까지 임시 복구된 상태로 사용돼 왔다. 양양=변영욱  기자
강원 또 물난리 10일 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약수 부근 국도 44호선의 관대1교 다리가 폭우로 유실돼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계령과 양양을 잇는 이 다리는 지난해에도 수해로 붕괴 위험을 맞았으며 이날까지 임시 복구된 상태로 사용돼 왔다. 양양=변영욱 기자
회사원 장지은(27·여) 씨는 최근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횡단보도에서 이상한 경험을 했다. 길 건너편에는 소나기가 퍼붓고 있는데 장 씨 쪽에는 우산을 안 써도 될 정도로 부슬비가 내리는 현상이 5∼6초간 일어났다.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장 씨가 종로5가의 직장에 다니는 친구에게 이런 상황을 얘기하자 그 친구는 “여기는 지금 해가 쨍쨍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앞 동네와 뒷동네가 다르고, 몇 분 차이로 폭우가 쏟아지거나 해가 내리쬐는 날씨가 8월 들어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 땡볕과 무더위가 이어지는 것이 온대(溫帶) 지방인 한국 여름 날씨의 특징. 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국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여름철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 기간 중 서울의 하루 평균 강수량은 8.7mm였지만 장마 이후에는 16.2mm로 갑절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장마 기간 중 하루 평균 강수량이 8.9mm이었던 데 비해 장마 후 강수량은 12.8mm로 30% 정도 많았다.

기상청 윤원태 기후예측과장은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 주변 대기가 불안해지면서 요즘 같은 날씨가 일시적 기상이변이 아닌 한국 기후의 한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국지성 집중호우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잦아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하루 80mm 이상 비가 내린 날은 1954∼1963년 연간 23.5일인 데 비해 1996∼2005년에 36.7일로 증가했다. 특히 시간당 50mm 이상 비가 내린 횟수는 1976∼1985년에 연간 약 14회였으나 1996∼2005년 25회로 늘었다.

기상청은 지난해 장마 기간에는 많은 비가 와 과거의 평년 기후를 되찾는 듯했으나 이는 ‘빌리스’ ‘개미’ 등 2개 태풍이 장마 기간에 발생해 일어난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많은 직장인은 지난해 날씨를 감안해 일정을 잡았다가 휴가를 망쳤다며 푸념했다.

반면 TV홈쇼핑등 유통업체는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CJ홈쇼핑은 장마가 끝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1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넷쇼핑몰 롯데닷컴도 지난해 7, 8월에는 월 매출이 6월에 비해 15%가량 줄었지만 올해에는 반대로 8%가량 늘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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