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군사작전땐 인질 살해”

  • 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코멘트
수니파 최고지도자 “한국인 석방해야”전 세계 수니파 무슬림의 최고 교육기관인 알아즈하르의 수장이자 ‘그랜드 셰이흐’(수니파 최고지도자에게 붙이는 호칭)인 모하메드 사예드 탄타위 씨(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정달호 주이집트 한국대사(왼쪽에서 두 번째)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를 규탄하고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수니파 최고지도자 “한국인 석방해야”
전 세계 수니파 무슬림의 최고 교육기관인 알아즈하르의 수장이자 ‘그랜드 셰이흐’(수니파 최고지도자에게 붙이는 호칭)인 모하메드 사예드 탄타위 씨(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정달호 주이집트 한국대사(왼쪽에서 두 번째)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를 규탄하고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1일 가즈니 주 일대에서 군사작전 개시 여부를 놓고 외신의 오보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탈레반은 군사작전이 시작되면 인질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현지 통신사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에 “인질 구출작전이 시작되면 우리는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면서 “군사작전은 인질들의 생명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즈니 주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가즈니 시만 벗어나면 모두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이 지역에서 구출작전은 100%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가즈니 주 일대에선 아프간 정부군의 군사작전이 개시됐다고 로이터,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가 이를 다시 정정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탈레반 측의 협상 시한(오후 4시 반)이 지난 뒤 “(피랍 한국인 구출을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으나 1시간여 뒤에 오보를 인정하고 기사 전문을 취소했다.

이에 앞서 AP통신은 아프간 정부군이 헬리콥터를 이용해 ‘군사작전이 개시될 수 있으므로 주민들은 정부 통제지역으로 옮겨 달라’는 경고 전단을 뿌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프간 국방부는 AFP통신에 “통상적 군사작전을 앞두고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일본 NHK방송도 이날 오전 아프간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특수부대원 200명이 지난달 31일 가즈니 주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군사작전엔 당연히 인질 구출작전이 포함되지만 우리 정부와의 협의 없는 군사작전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아랍 위성 채널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아마디 대변인이 “한국인 인질 4명을 추가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아프간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디가 이 같은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아마디는 “시한이 끝났지만 우리는 대화를 선호하며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AIP가 전했다.

아마디는 또 AP통신에 “나머지 21명의 인질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고위 평의회 소속 3명에게 인질들을 감독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들은 언제든 인질 살해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AIP통신은 신원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이 한국 대표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인 인질들을 만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즈니 주 출신 국회의원 마무드 갈리아니 씨는 AFP통신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한국 정부는 탈레반 측과의 직접 접촉 사실은 확인했으나 인질 면담설에 대해선 부인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 특사로 아프간을 방문한 백종천 대통령외교안보통일정책실장은 이날 저녁 카불을 출발해 귀국길에 파키스탄에 들러 고위 관계자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은 탈레반 측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아프간 여행금지국 지정▼

정부는 1일 아프가니스탄을 정부의 허가 없이 입국할 경우 처벌받게 되는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제2차 여권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아프간을 이라크, 소말리아와 함께 개정된 여권법에 따라 무단 입국 시 처벌받게 되는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화보] 아프가니스탄 특수부대 훈련
[화보] 아프간 탈레반 수색 작전
[화보] 테러 협박 살해…아프간 현지 표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