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 대북 핵협상 결과에 잇따라 우려

  • 입력 2007년 5월 21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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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 핵문제 및 외교 전문가들이 21일 대북 핵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잇따라 내놓았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산하 밸퍼 과학·국제관계 연구소의 그레이엄 앨리슨 소장은 이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고문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목표가 "노후화되는 영변 핵시설을 높은 가격에 팔아넘기면서 핵무기를 계속 보유한 채 중국의 영향권 아래 머무는 것"이라고 요약하며 김정일 위원장이 "성공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북한 핵문제 전문가들 중 한명인 앨리슨 소장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내 2500만 달러의 북한 관련 자금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지만 그 이후에 북한 비핵화 과정의 진정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영변 시설 폐쇄 선언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초청, 핵물질과 핵활동의 '일부' 자료 제출만으로도 한국이 협상 대열에서 가장 먼저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영변 시설을 폐쇄했다고 선언하더라도 불충분한 핵 활동 기록들은 거의 전적으로 북한에 의존하고 있고 사찰단의 인원이나 방문 가능 지역을 놓고 지루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에서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들였던 5억 달러 이상의 돈을 북측에 지불하면서라도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개연성이 높다는 게 앨리슨 소장의 해석이다.

앨리슨 소장은 앞으로 610일 정도 남은 미국 정부 입장에서 BDA 북한 관련 자금 해제 문제로 생긴 60일간의 지연 현상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으며 미 정부가 대북 핵협상 과정에서 '다음 수'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활동 뿐 아니라 전반적인 미국 외교에서 '매파'로 유명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한 '평양의 불성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2·13 합의가 사실상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일부에서는 미국 정부가 절박한 심정으로 성과를 바라고 올해 2월의 협상에 임했다는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BDA 문제에 대한 미국의 협상 과정을 과열 원자로의 용융현상(meltdown)이라고 표현한 볼턴 전 대사는 북핵문제에 대한 BDA 문제 결부로 인해 2·13 합의에 따른 시행 일정이 사문화됐고 미국 국무부가 대북 비밀 협상이라는 수단을 동원함으로써 향후 협상 과정에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줄인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국무부가 북한과 또 다른 비밀 협상을 추진하지는 않는지, 이행 일정을 제외한 2·13 합의의 다른 내용들이 과연 이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 정부의 협상 태도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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