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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의 오늘]1940년 佛라스코 동굴벽화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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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의 오늘]1940년 佛라스코 동굴벽화 발견

입력 2006-09-12 03:00수정 2009-10-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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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9월 12일 프랑스 중부의 몽티냐크라는 작은 마을. 이 마을의 10대 소년 4명은 이날 집 주변의 ‘라스코’ 언덕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언덕 중간의 한 구덩이에서 멈추더니 잡초를 헤치며 주변을 파내기 시작했다.

마을에는 이 언덕 어딘가에 중세시대의 성으로 통하는 비밀 통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데리고 있던 개가 구멍에 빠지자 아이들이 이를 따라 내려갔다는 설도 있다).

그렇게 두어 시간이 흘렀을까. 아이들의 눈에는 어두컴컴한 긴 터널이 보였다.

‘그 전설이 사실이었단 말인가.’

탐험 정신이 충만한 꼬마 탐험가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터널을 가로질러 내려간 아이들은 자신들의 앞에 펼쳐진 경이로운 장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말, 소, 그리고 사슴….

당장이라도 살아서 달려들 것 같이 생생한 동물 그림이 소년들의 주위를 둘러쌌다. 이 사실은 소년들의 입을 거쳐 즉시 전 세계에 타전됐다.

라스코 동굴벽화의 발견은 세계 고고학계에 충격 그 자체였다.

동굴 벽면을 장식한 치밀하고 사실적인 그림들은 미개인이 그린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수준이 높았다.

“현대미술이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발견 직후 현장을 둘러본 파블로 피카소는 현대미술의 판정패를 선언했다.

“이 벽화는 누군가에 의해 솜씨 좋게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니….

학자들은 너도나도 이 그림을 가리켜 ‘선사시대의 시스티나 벽화’, ‘인류 예술의 진화론적 아이콘’ 등으로 추앙했다.

하지만 인간의 발견은 곧 오염을 뜻했다.

1만7000년이란 유구한 세월을 ‘건강하게’ 버텼던 라스코 벽화지만 이곳도 관광 명소로 일반에게 공개되면서 급격히 인간의 손길에 찌들기 시작했다.

마침내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 5월 충격적인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 5년 사이 치명적인 곰팡이가 라스코 동굴에 퍼지면서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동굴 안에서 목격되는 것은 경이와 영감이 아닌 무더기의 공사 구조물뿐이다.”

불과 60여 년을 인류와 지냈을 뿐인데…. 어쩌면 라스코 동굴의 존재는 그 소년들만이 알고 있는 것이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른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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