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인구 10만 명당 2000∼5000명꼴로 발생하는 뇌동맥류는 일단 터지면 3분의 1이 병원 도착 전에 숨지는 무서운 병이다. 치료 후에도 대부분 후유증에 시달린다.
최근 영동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연구팀이 자기공명혈관촬영술(MRA)과 컴퓨터단층혈관촬영술(CTA)을 이용해 뇌동맥류가 생기는 부위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을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서 발표해 화제다.
지금까지의 진단법은 이미 생긴 뇌동맥류를 조기에 찾는 것으로, 뇌동맥류가 생기기 전 발생 가능 장소를 찾는 진단법은 없었다.
MRA는 심장이 수축되면서 뇌 속에 혈류량이 증가할 때 찍을 수 있기 때문에 팽창된 혈관을 볼 수 있다. 반면 CTA는 심장이 이완되면서 혈관이 수축된 뇌혈관 영상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는 “MRA와 CTA를 이용해 비교해 보면 뇌혈관이 갈라지는 부위에서 미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정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험한 결과 그 부위의 혈관 벽이 시간이 갈수록 약해져 결국 뇌동맥류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뇌동맥류는 일단 생기면 수술적인 치료 외엔 그 위험성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뇌동맥류 위험군은 한 번쯤 정기검진 시 MRA 촬영을 통해 뇌동맥 부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뇌동맥류 위험군은 60세 이상 노년층이거나 뇌출혈 환자를 둔 가족, 자신이 고혈압이 있거나 고지혈증 당뇨병 동맥경화 등 만성질환자인 경우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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