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10년넘은 단벌잠바 차림… 中 감동의 물결

  • 입력 2006년 2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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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총리가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던 1995년 산둥 성 서우광 시 야채시장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왼쪽)과 지난달 28일 춘제를 앞두고 산둥 성 허쩌 현을 방문해 농민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원자바오 총리가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던 1995년 산둥 성 서우광 시 야채시장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왼쪽)과 지난달 28일 춘제를 앞두고 산둥 성 허쩌 현을 방문해 농민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원(溫) 총리께서는 10년 전 산둥(山東)의 농촌에서 입었던 그 겨울 잠바를 아직도 입고 계시네.”

춘제(春節·중국 설날)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한 누리꾼이 2장의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올린 글이 13억 중국 인민을 울리고 있다.

라오치(老旗)라는 ID의 누리꾼이 인터넷 사이트 다중왕(大衆網·www.dzwww.com)에 올린 글에는 11년 전인 1995년 공산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산둥 성 서우광(壽光) 시 야채도매시장을 방문할 때의 사진과 올해 춘제를 하루 앞두고 같은 성 허쩌(荷澤)현의 농촌을 방문해 농민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 있다.

사진 속의 원 총리는 녹색의 허름한 면으로 된 잠바를 입고 있다.

처음엔 누리꾼들도 의심했다. 과연 같은 옷일까? 혹시 다른 사람의 사진과 합성한 것은 아닐까?

그러나 확인 결과 두 사진 모두 신화통신 기자가 찍은 것으로 판명이 나면서 한때의 의심은 감동의 물결로 급변했다.

이 사이트에는 5000여 명이 다녀가면서 ‘총리, 아 우리 총리!’라는 댓글을 줄줄이 올렸다. ‘신랑(新浪)’ ‘써우후(搜狐)’ 등 각 인터넷 사이트는 23만2000여 명이 퍼다 나른 글과 댓글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22일부터는 중앙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면서 일반 서민들 사이에서도 연일 화제다. 누리꾼들은 “중국 인민의 영원한 총리로 존경받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생각난다”고도 했다.

1942년 톈진(天津)에서 태어난 원 총리는 베이징(北京) 지질학원을 나와 광산, 농촌에서 젊은 시절의 상당 기간을 지냈다.

2002년 11월 정치국 상무위원을 거쳐 2003년 3월 국무원 총리에 임명됐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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