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이 中의 ‘1호 문건’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코멘트
《중국이 21일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 추진에 관한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의 의견’이란 제목의 1호 문건을 내놓았다. 1호 문건이란 그해 추진할 최우선 정책 과제를 말한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지도부와 전국 31곳 지방지도자, 군 고위간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北京) 중앙당교에서 일주일간 열렸던 신농촌 건설 관련 토론회가 끝난 다음 날이었다. 토론회의 화두는 ‘농촌 살리기’였다.》

제4세대 지도부가 농촌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선정한 것은 이 문제가 경제적 차원을 넘어 사회 안정 및 정권의 명운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도시, 농촌 간 빈부 격차와 토지 수용에 항의하는 농민 시위도 8만7000여 건에 이르렀다.

후 주석은 토론회에서 “농촌문제 해결은 당과 국가의 역사적 임무”라며 “농민이 부유해야 국가가 흥하고 농촌이 안정돼야 사회가 안정된다”고 역설한 것도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는 “신농촌 건설은 수많은 농민에 대한 민심공정(民心工程)”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올해 발표한 1호 문건은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1차 5개년(11·5) 규획 첫해를 맞아 ‘농촌 살리기’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한마디로 새마을운동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후 주석이 2004년과 2005년에 발표한 문건과는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농업생산력 제고나 농민소득 증대 등 특정분야만 강조했다.

올해는 특히 농민의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 내용들을 많이 담았다.

종자 매입과 식량 수매에 대한 직접보조금을 50% 인상하고, 농업세를 전면 폐지하며, 농촌 기반시설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또 서부 농촌지역의 초중학생 학비를 면제하고 내년부터 전국 농촌지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농촌지역 의료수가를 도시와 달리 저렴하게 책정하고 농촌지역 의사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를 위해 충분한 실탄도 준비했다. 올해에만 3200억 위안(약 42조 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농촌문제를 1호 문건으로 처음 채택한 2004년에는 2626억 위안, 지난해에는 2839억 위안이었다. 신농촌 건설자금은 다음 달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