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어린이 38명에 ‘희망 수술’

  • 입력 2006년 2월 2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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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성숙환 교수(왼쪽)가 첫 수술 환자인 우크타모브 사르도르 군(가운데)을 수술 하루 만인 12일 병실에서 일으켜 세워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르도르 군을 부축하고 있는 사람은 어머니 훌카르 밀리에바 씨. 타슈켄트=하준우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성숙환 교수(왼쪽)가 첫 수술 환자인 우크타모브 사르도르 군(가운데)을 수술 하루 만인 12일 병실에서 일으켜 세워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르도르 군을 부축하고 있는 사람은 어머니 훌카르 밀리에바 씨. 타슈켄트=하준우 기자
11일 오후 2시(현지 시간)경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 국립응급의료센터 수술실.

물웅덩이처럼 움푹 파인 오목가슴을 지닌 우크타모브 사르도르(7) 군의 눈에는 두려움이 배어 났다. 몇 분 뒤 그의 눈은 스르르 감기고 1시간여에 걸친 수술이 끝났다. 사르도르 군의 가슴은 봉곳 솟아올라 오목가슴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이날 수술진은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단. 이 봉사단은 의사와 간호사 등 20명으로 구성됐다. 현역 군의관 2명과 현역 간호장교 2명도 이 봉사단에 참여했다. KT&G 복지재단이 이 봉사 활동을 후원했다. 이번 봉사는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다.

봉사단은 사르도르 군에 대한 수술을 시작으로 17일까지 일주일간 오목가슴, 언청이, 잠복(潛伏)고환 등을 지니고 있는 어린이 38명에 대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사르도르 군의 어머니 훌카르 밀리에바(32) 씨는 “우즈베키스탄 의사는 갈비뼈 2개를 잘라내야 오목가슴을 고칠 수 있다고 했지만 한국 의사들은 갈비뼈를 잘라내지 않고도 수술을 했다”면서 “한국 의사를 믿고 아들에게 수술을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언청이 수술을 받은 마마라히모바 라노(10) 양은 네 자매가 모두 언청이인 경우다. 막내인 라노 양의 셋째 언니는 우즈베키스탄 의사에게 5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라노 양은 “이제 친구들이 놀리지 않을 것”이라며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당초 24명을 수술할 예정이었던 봉사단은 우즈베키스탄 측의 요청으로 14명을 더 수술했다. 봉사단의 활동이 15일 우즈베키스탄방송에 보도되자 수술 요청이 잇따랐다. 봉사단은 현지에서 수술하기 힘든 7명의 어린이를 한국으로 데려와 수술하기로 했다.

타슈켄트=하준우 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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