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장관 적임자인가<3분논평>

  • 입력 2006년 2월 6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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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틀간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가 열립니다.

이 내정자는 성균관 대학교 행정학과 78학번으로 고시 공부를 하다가 실패하고 뒤늦게 1987년 성균관대 박사과정에 들어가 1993년 조선로동당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말하자면 순수 토종 학자입니다. 그 때만 해도 북한 전문가가 많지 않아 북한학은 일종의 유망 직종이었습니다.

그에 관한 여러 가지 평가가 있지만 크게 보면 그 역시 대북 포용주의자, 햇볕주의자입니다.

[3분논평]독창적 철학·통일 이론도 없는데…이종석 통일장관 적임자인가

따라서 그의 대북정책은 북한을 자극하지 말고 가능한 한 이해하자, 중장기적으로 북한을 변화시켜서, 점진적으로 통일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뭐 특별히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이 정도 통일론은 노태우 정권의 제6공화국 때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만든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다 들어있습니다.

문제는 실행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입니다.

소극적 포용주의자들은 북한이 회담 테이블에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러나 이종석 내정자로 대변되는 적극적 포용정책주의자들은 우리가 먼저 쌀도 주고 비료도 주면서 북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냅니다. 이 점이 다를 뿐입니다.

따라서 그가 무슨 독창적인 철학이 있거나, 한 시대의 획을 그을 수 있는 대단한 통일 이론을 지닌 것도 아닙니다.

그 정도의 대북 포용주의자들은 해마다 전국의 대학에서 수 백 명 씩, 석사, 박사 타이틀을 달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통일부 장관이라는 자리는 과거와는 달리 북한학 개론 차원을 넘어 종합적인 사고와 판단을 요구하는 자리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미관계를 비롯한 주변 4강과의 관계는 물론, 국제정치, 안보, 국제경제, 국제법, 한국의 근 ,현대사, 심지어 남북한 사회의 사회심리학적 소양까지도 요구되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북한에 비료나 주고, 식량이나, 이산가족 상봉 몇 차례 하고, 운이 좋아 어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만나 면담이라도 한 번 하면 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좋은 통일부 장관이 되려면 미국도 알아야 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에 대해서도 상당한 식견이 있어야 합니다.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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