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가 이청준 '스페인어권 10國 독자와 만남' 가져

  • 입력 2005년 5월 11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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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권 독자와 한국작가와의 만남’ 행사장에 내걸린 이청준씨의 스페인어판 작품집 ‘서편제’의 표지 그림 앞에서 작가와 참석자들이 웃고있다. 왼쪽부터 작가 이청준, 페데리코 곤살레스 주한 파라과이 대사, 표지화를 그린 우루과이의 화가 엘리자베스 페레이라, 기예르모 낀떼로 베네수엘라 대사. 김미옥 기자
‘스페인어권 독자와 한국작가와의 만남’ 행사장에 내걸린 이청준씨의 스페인어판 작품집 ‘서편제’의 표지 그림 앞에서 작가와 참석자들이 웃고있다. 왼쪽부터 작가 이청준, 페데리코 곤살레스 주한 파라과이 대사, 표지화를 그린 우루과이의 화가 엘리자베스 페레이라, 기예르모 낀떼로 베네수엘라 대사. 김미옥 기자
“이청준의 ‘서편제’는 감동적이었다. 아버지가 노래하는 딸의 청력을 높이려고 눈을 멀게 하는 부분에선 중세 유럽의 거세 남성 가수 ‘카스트라토’가 생각났다. 고통이 아름다움을 낳는다는 건 맞는 말 같다.”(루벤 다리오 베니테스 주한 파라과이 영사)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 서관에서는 ‘스페인어권 독자와 한국 작가의 만남’ 행사가 열렸다. 이날 초청된 작가는 이청준 씨.

번역문학가이자 스페인어과 교수인 고혜선(단국대) 씨와 프란시스코 가란사(한국외국어대) 씨 부부가 ‘서편제’를 포함한 6편의 소설이 수록된 이 씨의 스페인어 작품집 ‘서편제(Canto del oeste coreano)’를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의 트로타 출판사에서 펴냈다. 이날 ‘한국 작가와의 만남’에는 이 책을 읽은 한국의 스페인어권 독자들이 찾아왔다. 칠레 파라과이 베네수엘라의 대사 또는 대리대사 9명 등 모두 10개국 40여 명이 찾은 이날 행사장은 “무초 구스토(반갑습니다)!” 소리가 쉴 새 없이 오가는 작은 국제 잔치였다.

“(이청준의) ‘새와 나무’ ‘연’ ‘해변 아리랑’에 푹 빠졌다. 한국인에게 ‘어머니’가 어떤 존재인지 알려 주는 소설들이라 하겠다. 이 작품집 속의 3부작 ‘서편제’와 ‘소리의 빛’ ‘선학동 나그네’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진정한 면모를 알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소설들이다.”(페데리코 곤살레스 주한 파라과이 대사)

작가 이 씨는 벽안의 독자들에게 이렇게 화답했다.

“어린 시절 나는 호랑이를 무서워했는데 중남미를 찾아갔더니 뱀 조각들이 많아서 무서웠다. 서로의 풍습과 문화를 무서워하지 않고 이해하는 데 문학이 가교가 됐으면 좋겠다. 무초 그라시아스(감사합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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