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트로트를 재즈로 편곡해 부른다면…

  • 입력 2005년 4월 20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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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수 거미(왼쪽)와 린이 22일 방송되는 MBC 파일럿 프로그램 ‘크리스탈 클리어’에서 함께 노래를 부른다. 사진 제공 MBC
여성가수 거미(왼쪽)와 린이 22일 방송되는 MBC 파일럿 프로그램 ‘크리스탈 클리어’에서 함께 노래를 부른다. 사진 제공 MBC
“트로트를 재즈로 편곡해 부르면 어떤 느낌일까?”

22일 MBC에서 방송되는 파일럿 프로그램(정규편성 전 실험적으로 방영하는 프로그램) ‘크리스탈 클리어’(금 밤 11시 15분)는 음악적 실험이 집약된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춤과 화려한 무대 조명 등 비디오 위주로 진행된 음악 프로그램들과 달리 ‘크리스탈 클리어’는 ‘100% 오디오 프로그램’을 지향했다.

‘크리스탈 클리어’는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위해 준비기간만 무려 1년이 걸렸다. 선곡 작업부터 음향기기 선택까지 프로그램 예산의 대부분을 음악을 위해 투자한 셈이다. 제작진은 이미 두 달 전 프로그램 녹화를 마쳤으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편집만 세 번이나 했다.

이 프로그램의 음악 편곡은 전 ‘삐삐밴드’의 리더인 테크노 뮤지션 달파란(강기영)이 이끄는 프로젝트 밴드 ‘복숭아 프레젠트’가 맡았다. 이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애창곡이나 트로트 등을 재즈나 락, 발라드 등 새로운 장르로 편곡했다. ‘복숭아 프레젠트’는 최근 가수 한영애의 트로트 리메이크 앨범인 ‘선창’의 제작을 맡았으며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등의 영화음악에도 참여했다.

‘크리스탈 클리어’는 진행자 없이 가수가 직접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

이날 방송에는 여가수 거미와 린이 출연해 ‘복숭아 프레젠트’가 라틴풍으로 편곡한 ‘영턱스클럽’의 ‘정’을 함께 부른다. 또 거미는 슬로우 락으로 편곡된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등을, 린은 재즈로 편곡된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 강애리사의 ’분홍립스틱‘을 부른다.

가수 휘성과 이정이 초대 손님으로 출연해 휘성은 거미와 ’봄비‘를 레게 풍으로, 이정은 린과 ‘사랑한 후에’를 듀엣으로 부른다. 서로 친한 리듬앤블루스 가수들인 만큼 노래 중간 중간 재미난 이야기도 들려준다.

고재형 PD는 “기획 초기부터 음반에 수록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급 편곡 작업을 했다”며 “시청률과 무관하게 앞으로 음악 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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