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수석 “영어 유창한 사람들 때문에 문제”

  • 입력 2005년 4월 19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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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한 ‘친미적 사고’ 발언을 두고 언론과 야당이 일제히 ‘편 가르기’ 발언이라고 비판하자 19일에는 조기숙(趙己淑·사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이를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조 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 대통령은 특정 집단을 지칭한 적이 없고 다만 그런 특정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며 “과연 편 가르기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특히 최근 ‘한미동맹 균열 우려’ 등의 언론 보도에 대해선 “과거에 북한의 위협을 갖고 ‘안보 장사’를 하던 언론이 이제 한미동맹을 흔들어서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해 새로운 안보 장사를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또 “나도 개인적으로 친미주의자이지만 미국 사람보다 더 친미적이지는 않다”며 “한미동맹이 중요해도 사소한 협상 과정에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무분별한 보도가 과연 국익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국민이 ‘어느 나라 신문이냐’라는 의구심을 갖는 수준으로 가지는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수석비서관은 “전문가 집단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다. 미국에 가서 ‘한국 국민이 철이 없어서 반미적인 대통령을 뽑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조 수석비서관은 이날 아침 MBC 라디오에 출연해 “미국 정부나 싱크탱크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 정부와 국민에 대해 너무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이유는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학자나 언론인이 한국 국민의 생각을 균형 있게 대변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이야기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조 수석비서관은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상당히 어려서부터 미국에 있어서 영어가 편하고 유창한 분이 많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수석비서관이 지칭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인사’는 현 정부에 비판적인 학자나 정치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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