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北원자로 가동중단 확인…무겁게 다뤄야할 사안”

  • 입력 2005년 4월 18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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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金塾)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은 18일 오전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 평안북도 영변의 5MW 원자로 가동 중단에 대해 “가동 중단 사실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안다”며 “무겁게 다뤄 나가야 할 부분으로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가 최근 북한 영변의 원자로 가동 중단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현재 영변 핵시설에 대한 인공위성 사진 등의 정보를 미국과 공유하면서 북한의 의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에 따라 영변의 5MW급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했으나 2003년 2월 핵동결 해제를 선언한 뒤 재가동에 들어갔다. 이후 북측은 정비 및 기술상의 이유 등으로 10여 차례에 걸쳐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

정부가 이번 원자로 가동 중단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2003년 2월 가동 이후 2년 2개월여의 시간이 흘러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가동을 시작한 뒤 18개월이 지난 시점부터는 플루토늄에 대한 재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북측의 원자로 가동 중단을 예의 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가동을 중단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서 나온 사용 후 연료봉은 고온이기 때문에 냉각을 위해 수조에 넣는 등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플루토늄을 추출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5∼9일 북한을 방문한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에게 ‘이달부터 영변 5MW 원자로의 정기 연료봉 교체 작업에 들어가고 그 작업은 3개월 정도 계속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원자로 가동 중단이 북측이 주장하는 핵억지력 확보를 위한 플루토늄 추출로 판명된다면 상황을 크게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월 10일 외무성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으며 그 후 핵 무기고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천명해 왔다. 따라서 북한이 이미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다 하더라도 원자로 가동 중단을 통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려 한다면 정부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북한이 주장한대로 영변 핵시설에서 8000개의 페연료봉을 모두 재처리했을 경우 12∼14kg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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