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당하초등학교 ‘토요휴업일 프로그램’

  • 입력 2005년 4월 18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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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가이드가 되는 게 장래 희망인 인천 서구 당하동 당하초등학교 윤혜성(13) 양은 다가오는 23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주5일 수업에 따라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인 이날 부모와 함께 유홍준(兪弘濬) 문화재청장이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에 나와 있는 지역을 돌아보기로 했기 때문.

윤 양은 요즘 어머니 임이례(46) 씨와 함께 가볼 첫 번째 답사 장소인 충남 예산군 수덕사와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의 자료를 인터넷 등에서 검색하고 있다.

사실 주5일 수업은 많은 학부모들에게 ‘고민’ 한 가지를 더 안겨줬다.

상당수 학부모는 어떻게 하면 자녀와 함께 알찬 토요일을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1년 전부터 테마가 있는 토요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시행해 온 당하초교의 경험은 많은 학부모들에게 솔깃한 이야기가 될 성싶다.

지난해에 주5일제 우선 시행 학교로 지정돼 매월 한차례씩 주5일 수업을 실시해온 당하초교는 △학생, 학부모가 토요일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 제공 △맞벌이 가정의 ‘나 홀로 학생’을 아우르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진력해 왔다.

이 학교는 토요일 오전에 부모가 집에 있는 가정에 대해서는 △친척집 방문 △사적지, 박물관 견학 △가족여행 △봉사체험 활동 등 체험 위주의 활동을 제시했다.

여기에 1학년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기(환경교육), 2학년은 효자, 효녀 키워요(효 교육), 6학년은 삼천리 방방곡곡(역사교육) 등 학년별로 나눠 토요수업 휴무일에 대비하도록 했다.

또 연간 토요활동계획을 세워 그 결과를 ‘토요휴업일 활동 워크북’에 기록하도록 했다.

맞벌이 부부 가정 등 ‘나 홀로 학생’을 위해서는 학교에 특별프로그램을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수업은 종이접기, 컴퓨터, 독서 교실 등으로 토요일 오전 4시간 동안 이뤄진다.

특히 학부모 명예교사가 참가하는 종이접기 시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각각 노인대학과 복지회관의 강사로 나설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학부모 유순덕(44), 노경희(42) 씨가 토요일 교사로 나서 학생들에게 종이접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기주(61) 교장은 “부모들이 토요일에 아이들에게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는 게 좋다”며 “자녀와 함께 토요활동 계획을 세운 뒤 이를 실천하고 나중에 평가를 함께 함으로써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가꿔가는 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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