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정선 목민심서’…목민심서를 읽은 이유

  • 입력 2005년 4월 8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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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목민심서/정약용 지음·다산연구회 편역/343쪽·1만2000원·창비

호치민(胡志明)도 머리맡에 놓고 아껴 읽었다는 목민심서. 위정자와 관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깨우친 책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방대한 분량 때문에 제대로 읽은 사람이 드물다.

한 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다산연구회의 학자 16명이 10년간의 작업 끝에 1985년 전 6권으로 완간한 ‘역주 목민심서’를 간추린 것이다. 부임(赴任) 율기(律己) 봉공(奉公) 등 총 12부에 각 부가 6조씩으로 구성된 책의 원형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다산이 직접 단 자주(自註)와 역주(譯註)들을 빼거나 본문에 풀어 넣어 쉽게 읽히면서도 원 뜻을 해치지 않도록 했다.

‘아전을 단속하는 일의 근본은 스스로를 규율함에 있다. 자신의 몸가짐이 바르지 못하면 명령을 하더라도 일이 행해지지 않는다’ ‘의복은 검소한 것을 법도로 삼아야 한다’는 수신(修身)의 깨우침부터 ‘환곡(還穀·춘궁기에 빈민에게 곡물을 대여했다가 추수기에 환수하는 제도)을 나눠주는 날에 경위표를 정밀하게 작성하라’는 실무적인 충고에 이르기까지 백성을 중심에 두고 지방행정의 개선과 정치제도의 개혁을 도모한 선구자의 고민이 읽혀진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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