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발레스타 김지영-김용걸 ‘해적’서 공연

  • 입력 2005년 4월 5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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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에서 첫 연습을 시작한 김용걸(왼쪽) 김지영 커플은 “공연이 시작될 때 쯤이면 고국 팬들에게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국립발레단
3일 한국에서 첫 연습을 시작한 김용걸(왼쪽) 김지영 커플은 “공연이 시작될 때 쯤이면 고국 팬들에게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국립발레단
“만날 눈 크고 이목구비 뚜렷한 외국인 무용수들하고만 춤추다가 오랜만에 저처럼 눈 작은 용걸이 오빠랑 연습하려고 마주서니 왜 그리 웃음이 나던지…하하.”(김지영)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간판 발레리나 김지영(27·네덜란드 국립발레단)과 발레리노 김용걸(32·파리 오페라 발레단)이 5년 만에 한국 무대에 남녀 주역으로 함께 선다. 13∼17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해적’에서 정의로운 해적 콘라드와 노예로 팔려온 그리스 소녀 메도라로 등장하는 것. 소속 무용단이 한창 공연시즌인데도 이들은 자신들이 남녀 수석무용수로 활약했던 국립발레단의 부름에 답했다. 이번 공연은 박인자 예술감독 취임 이래 국립발레단의 첫 정기공연.

한국에서 호흡 맞출 시간이 짧다는 초조함에 파리에 사는 김용걸이 지난달 17일 김지영이 있는 암스테르담으로 날아가 1주일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연습실을 빌려 사전 연습까지 했다.

두 사람은 1998년 ‘해적’ 공연 때도 주역으로 캐스팅됐지만 김용걸의 부상으로 함께 무대에 서지는 못했다. 김용걸은 “이번 공연은 파드되(2인무) 등 예전의 안무와 많이 달라져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연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5년 만에 확인한 서로의 기량은 어떨까.

“용걸이 오빠나 저나 마음이 급한 사람들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오빠가 외국생활을 통해 참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같이 춤추기가 더 편안해요.”(김지영)

“암스테르담 연습 때 지영이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자부심이 넘쳐 보였습니다. 자신과 다른 배경을 가진 동료 무용수들의 장점을 대단히 빨리 흡수해서 소화하는 것 같았어요. 함께 연습해 보니 더 섬세하고 부드러워졌더군요.”(김용걸)

두 사람이 무대에 서는 14, 16일 공연의 R석은 이미 매진됐다. 두 사람 외에도 국립발레단의 간판스타인 김주원과 ‘50년 만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발레리노’로 주목받는 신예 김현웅, 재일동포 발레리나 강화혜(일본 K-발레단)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장운규 커플 등 주역 트리플 캐스팅이 모두 화젯거리다. 2만∼7만 원. 02-587-6181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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