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학자 63인이 정리한 한국사 인물 63인

  • 입력 2003년 12월 8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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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위만, 주몽부터 박정희, 장준하까지 한국사의 주요 인물 총 63명의 생애와 업적을 역사학자들이 정리한 ‘한국사 인물열전’(전 3권·돌베개)이 8일 발간됐다. 특히 이 열전은 호산 한영우(湖山 韓永愚·65·사진) 한림대 특임교수의 올 8월 서울대 국사학과 정년퇴임을 기념해 동료학자, 제자 등 총 63인이 공동 작업한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자로서 간행위원 겸 필자로 참여한 김문식 서울대 규장각 학예연구사는 “대개 학자 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지는 정년기념 논총과 달리, 그간 국사학계에서 이뤄진 인물사 연구의 성과를 보여주고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제시한다는 목적으로 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형식상으로는 역사학자 한 명이 한 인물을 맡아 약전(略傳) 형식으로 집필했다.

선정된 63명 중에는 발해의 제3대 왕 대흠무(大欽茂·재위 737∼793), 명청 교체기의 격랑 속에서 만주를 공격하기 위해 출병했던 조선군 총사령관 강홍립(姜弘立), 개화파 김옥균의 숭배자로 열렬한 내선일체론자(內鮮一體論者)가 됐던 김진구(金振九) 등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도 포함됐다. 익히 알려진 인물들은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평가됐다. 고려의 김부식은 주체성을 잃은 인물이 아니라 합리적 현실주의자로, 조선의 송시열은 이상사회를 실현한 개혁가로 각각 재평가됐다.

대흠무를 집필한 송기호 교수(서울대 국사학과)는 57년간 재위한 문왕(文王) 대흠무에 대해 “그가 마련한 통치제도는 발해에서만 통용된 것이 아니라 통일신라 및 일본의 나카마로(仲痲呂) 정권의 행정제도와 문물에도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발해문화는 상당한 수준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영우 교수의 정년기념논총 봉정식은 10일 오후 6시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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