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이회창 前총재 오해는 풀고 가시죠”

  • 입력 2003년 7월 2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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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빙모상을 당해 일시 귀국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사진) 전 총재가 미국 출국일을 8월초로 잡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이 전 총재와의 회동을 서두르고 있다.

이 전 총재는 빙모상이 끝난 데다 국내 체류가 길어질 경우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한 소문만 무성해질 것을 우려해 출국 시기를 앞당겼다는 후문이다.

최 대표도 이 전 총재와의 회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지나치게 강도 높게’ 일축한 빈소 발언 때문에 이 전 총재와 ‘불편한 관계’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판에 회동마저 불발에 그치면 뒷말이 많을 게 분명하다.

최 대표는 지난 주말 이 전 총재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출국 전에 조만간 한번 모시겠다”고 했고, 이 전 총재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 전 총재는 삼우제를 끝낸 뒤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에게 일일이 답례 전화를 하면서 최 대표와도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전 총재는 일시 귀국후 일절 자신의 심기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최 대표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고 그의 옛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이 전 총재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최 대표가 굳이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전 총재를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한 최 대표는 지난주 이 전 총재와 가까운 모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전 총재와의 관계를) 잘 풀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최 대표는 24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한 패널리스트가 “경선 때 삼고초려론을 제기해놓고 이젠 ‘이회창 전국구 1번설’을 고려한 바 없다고 한 것은 입장이 변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전 총재는 박근혜(朴槿惠) 의원처럼 유세장 옆에 서 있기만 해도 후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시겠다고 한 것”이라고 ‘예’를 갖췄다. 최 대표는 그러면서도 “전국구 몇 번과는 관계없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전 총재의 서울 옥인동 자택에는 서청원(徐淸源) 양정규(梁正圭) 신경식(辛卿植) 하순봉(河舜鳳) 의원 등이 다녀갔으나 이 전 총재는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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