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의원 지지층 “盧 너무하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1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자금 공개 문제와 관련, “일방적인 고백이 현명하지 않다는 것은 김근태(金槿泰.사진) 의원의 고백이 웃음거리가 됐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놓고 김 의원 지지자들이 발끈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선 자금과 별도로 경선 자금도 함께 공개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경선 자금은 제도가 없기 때문에 밝히기 곤란하다”고 설명하던 중 이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3월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양심 고백했다가 검찰에 불구속돼 아직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노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김 의원 지지자 수십명이 김 의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김 의원이 대선 경선 과정에서 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는데 이럴 수 있느냐”며 노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분노’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일국의 대통령이 이런 시각을 가진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고, 아이디 ‘희망 지기’라는 네티즌은 “김 의원은 자신의 발등을 찍는 심정으로 경선 자금을 공개했다가 검찰로부터 기소까지 당했다. 김 의원이 유죄라면 노 대통령도 유죄”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노 대통령의 여야 대선 자금 공개 취지는 좋았다”고 했으나 웃음거리 발언에 대해서는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대답을 피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노 대통령을 적극 지원하지 않아 둘이 관계가 소원해진데다 최근 잇달아 정부를 비판한데 대한 노 대통령의 서운한 감정이 이날 묻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