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北 제2 비밀核공장 있다” 산악지대 가능성 제기

  • 입력 2003년 7월 20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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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의 핵시설과 별개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제2의 비밀 핵시설을 갖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최근 수주간 포착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관련 최신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미국과 아시아 국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제2의 핵시설 가능성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종식을 위한 외교적 전략은 물론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의 군사적 선택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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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북한 국경 일대에 설치된 탐지기들이 수집한 크립톤85 가스에 대한 컴퓨터 분석 결과 이 가스들이 영변 핵시설에서 배출된 것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분석 결과는 크립톤85의 진원이 아마도 산속에 숨겨져 있을 제2의 비밀 공장일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립톤85는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분출되는 가스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제2의 핵시설 존재를 제기하는) 새로운 증거들의 발견은 매우 걱정스럽지만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리들은 “북한 국경 일대에 설치된 탐지기들이 더 높아진 수치의 크립톤85를 포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으로부터 이 같은 정보를 브리핑 받은 한 아시아 국가 관리는 “핵시설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있는 한 핵 프로그램의 폐기 여부 확인도 불가능해진다”며 “북핵 문제를 극도로 복잡하게 만드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회의 고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북한이 제2의 핵시설을 갖고 있는데도 미국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해 왔으며, 특히 영변 북동쪽에 제2의 핵시설이 있다는 한국 정보기관의 보고에 의해 그 같은 우려가 더욱 증폭됐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에 미국이 모르는 제2의 핵시설이 있다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994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고려했던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 같은 선택도 하기 어려울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가정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는 숨겨진 재처리 시설에서 이미 추출된 플루토늄이 5∼8kg 단위로 포장돼 북한 안팎에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우리는 정보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뉴욕 타임스 보도에 대해 “북핵 문제와 관련해 가능성 있는 설(說)이기는 하지만 확인되지도 않았고 들어보지도 못했다”며 “이 같은 보도가 현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화 조성 분위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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