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달러' 비전설정 의미]“분배보다 성장 우선” 전환

  • 입력 2003년 7월 1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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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새로운 중장기 국가 비전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기반구축’을 공식 설정했다.

대신 ‘동북아 경제중심’이라는 비전은 △기술혁신 △구조개혁 △노사개혁 △국가균형발전과 함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5대 실천 전략 가운데 하나로 편입했다.

그동안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동북아 경제중심’은 국가 전략의 슬로건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 의미와 추진 방식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데다 목표달성 시점이 모호하다는 부분도 슬로건으로서는 큰 약점이었다. 또 중국 일본 및 동남아 국가들로부터 ‘한국이 중심이면 우리는 뭐냐’는 반감을 살 여지가 많았고 실제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가 이번에 새로 내세운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비전은 아무래도 ‘분배’보다는 ‘성장’의 뉘앙스가 강하다. 앞으로 투자활성화, 기술혁신, 노사관계 안정 등을 바탕으로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키우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분배라는 목표도 자연스럽게 이루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정부는 특히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단이기주의’와 ‘대립적 갈등구조’를 극복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 세계화, 개방화시대에 살면서 아직도 국내외를 구분하는 ‘편협한 사고’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들은 최근 상당수 언론과 학계, 경제계에서 줄기차게 강조해 온 부분이어서 정부가 합리적 문제제기에 대해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병원(朴炳元)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이 같은 인식 전환으로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고 경제체질이 튼튼해진다면 한국은 7∼10년 안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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