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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고우영 새 '수호지' 읽는 만화에서 보는 만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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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고우영 새 '수호지' 읽는 만화에서 보는 만화로

입력 2003-07-13 17:15수정 2009-10-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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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호지'를 새로 펴낸 만화가 고우영씨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숨가쁘게 전개된 중국의 근현대사를 꼭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주훈기자 kjh@donga.com

경기 고양시 일산의 화실에서 만난 만화가 고우영씨(65)의 말투는 기교가 없고 담백했다. 만화 ‘삼국지’(1978년)와 ‘일지매’(1977년)에서 설명과 대사뿐 아니라 의성어를 기발한 비유와 영어를 섞어 재치있게 표현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는 2000년부터 한 스포츠신문에 연재하다 지난해 8월 대장암 수술 때문에 중단한 ‘수호지(水滸誌)’의 전반부를 모아 10권의 단행본(자음과모음)으로 출간했다. 그 신문에 연재한 내용은 대략 20권의 분량으로 고씨는 2권을 더해 이야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건강을 회복한 그는 올해 안에 ‘수호지’를 완간하기 위해 하루 8시간씩 작업하고 있다.

그가 ‘수호지’를 만화로 처음 연재한 것은 30년 전인 1973년. 그러나 한 스포츠신문에 연재된 이 만화는 송나라의 학정에 저항하는 양산박 두령의 이야기가 당시 유신치하에서 “불온하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수정 또는 삭제를 당했고 1년도 못돼 중단됐다.

고씨가 ‘수호지’ 완간에 애정을 쏟는 이유가 그런 아픈 사연이 있기 때문. 공교롭게도 지난해 건강이 나빠 중단한 ‘수호지’도 70년대 작품과 비슷하게 옥기린 노준의의 등장 직전에 연재를 접었다.

1970년대 ‘수호지’는 글과 설명이 많아 산문적인 데 비해 이번 ‘수호지’는 그림을 강조하고 글을 최대한 배제했다. 인물 심리와 상황 묘사도 세밀해져 분량도 늘어났다.

70년대 ‘수호지’에서는 무대의 아내 반금련이 정부(情夫)인 서문경과 처음 대작한 뒤 무대를 죽이기까지의 이야기가 7쪽에 불과하지만 2000년 ‘수호지’에서는 70여쪽을 차지하고 있다.

“예전 신문 만화는 독자들에게 많은 읽을거리를 주기 위해 칸이 작고 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는’ 게 더 중요한 시대여서 의도적으로 크고 시원시원하게 그리고 글을 줄였습니다.”

고씨는 등장인물 중 무송을 좋아한다며 “호랑이를 때려잡은 힘도 장쾌하나 무엇보다 인간이 올곧고 정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0년대 대학가에서 팬클럽이 생길만큼 인기를 누렸던 무대에 대해서는 “원작에서는 조금 못생기고 모자란 정도인데, 나는 그것을 과장해 외모가 아주 못생겼으면서 성품은 눈처럼 깨끗한 사람으로 묘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1912년 중화민국 성립에서 출발해 중국의 근현대사를 만화로 담을 계획이다. “이야기가 극적인데다 우리가 중국을 알아야 할 때 아닙니까. 역사책을 읽는 건 왠지 어렵게 느껴지지만 만화는 아주 부담없이 볼 수 있어요. 만화는 당의정(당분을 입힌 알약) 아닌가요.”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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