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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591>紛 糾(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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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591>紛 糾(분규)

입력 2003-07-06 17:43수정 2009-10-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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紛 糾(분규)

紛-어지러울 분糾-이그러질 규紀-벼리 기

捕-잡을 포招-부를 초端-끝 단

紛은 실타래((멱,사))가 나뉘어져(分·풀려져) 있는 모습이다. 자연히 실은 복잡하게 엉키게 마련이다. 그래서 ‘어지럽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紛亂(분란), 紛紛(분분), 紛爭(분쟁), 內紛(내분)이 있다.

참고로 실 가닥이 서로 얽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군데군데 끼워두었던 도구가 己(기)다. 우리말로는 ‘벼리’라고 했다. 마치 고압송전선을 보면 전선이 엉키지 않도록 사이에 막대기 같은 것을 끼워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후에 己가 ‘자기’라는 1인칭으로 轉用(전용)되자 새 글자 紀(기)를 만들어 ‘벼리’의 뜻을 담도록 했다. 假借現象(가차현상)이다. 紀綱(기강), 紀律(기율), 軍紀(군기) 등이 다 그런 뜻이다.

한편 糾 역시 (멱,사)가 있으므로 ‘실’과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구)는 ‘넝쿨’, ‘얽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糾는 실((멱,사))로 만든 넝쿨(-), 곧 ‘노끈’을 뜻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세 가닥의 실을 꼬아서 만든 노끈으로 우리말로는 ‘삼시욹’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보자. 收는 밧줄(-)과 몽둥이(치)의 결합으로 捕卒(포졸)이 도망치는 도둑을 잡기 위해 뒤쫓는 모습이며 돼지 따위와 같은 가축을 잡기 위해 포승줄로(-) 묶자 외마디 소리(口)를 지르는 것이 叫(부르짖을 규)다.

그런데 노끈은 여러 가닥의 실을 모아서 만든 것이므로 糾는 ‘모으다’는 뜻도 있다(糾合· 규합). 또 포승줄로 죄수를 묶어 問招(문초)했기 때문에 糾는 꾸짖다, 바로잡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糾明, 糾察, 糾彈 등).

紛糾라면 실이나 노끈 따위가 풀어져 어지럽게 얽혀 있다는 뜻이다. 얽힌 실로는 천을 짤 수가 없고 얽힌 노끈으로는 묶을 수가 없는 법. 곧 紛糾는 일을 그르치게 하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그것보다는 端緖(단서·곧 실마리)가 잘 정돈되어 있는 상태, 곧 一絲不亂(일사불란)이 좋지 않을까. 물론 얽히고설킨 실을 풀기 위해 마구 잘라내는 방법, 즉 快刀亂痲(쾌도난마)가 있다. 그러나 시원스럽기는 하지만 이 역시 아무 쓸모없는 실 가닥만 양산할 뿐이다.

紛糾를 해결하는 방법은 ‘실마리’를 찾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일부 직장에서 紛糾가 일고 있다. 勞使(노사) 양측 모두 실마리를 풀어가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서두르다가는 자칫 그르치기 쉽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 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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