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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50주년]"對北 시각차 못좁히면 同盟 의미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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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50주년]"對北 시각차 못좁히면 同盟 의미잃어"

입력 2003-07-06 17:35수정 2009-09-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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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50주년을 맞아 한미관계의 어제 오늘 내일을 점검하는 기념 세미나가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리처드 워커 전 주한미국대사, 로버트 세네월드 전 주한미군 사령관,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조지타운대 교수, 함재봉 연세대 교수, 김창수 한국국방연구원 실장.-김승련기자

《동아일보사는 한미동맹 50주년을 맞아 한미교류협회(회장 조웅규·曺雄奎 한나라당 의원) 및 미국 헤리티지재단과 공동으로 지난달 25일 미 워싱턴 헤리티지재단 회의실에서 ‘한미동맹의 어제, 오늘, 내일’을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는 한미 양국의 한반도 및 군사 전문가들이 참석해 전환기를 맞은 한미 군사동맹에 대한 조망은 물론 북한 핵 위기의 실체를 진단하고 해결책도 제시했다.》

▼1분과-과거:美, 한국 反美감정 실체 이제야 절감▼

‘한미동맹의 과거’를 다룬 1분과에서 참석자들은 한미동맹이 한국의 근대화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사회는 리처드 워커 전 주한미국대사가 맡았다.

▽로버트 세네월드 전 주한미군사령관=여러 평가가 있겠지만, 한미 양국은 지난 50년간 전세계 어느 동맹보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런 점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주춧돌이 됐다.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미 조지타운대 교수=한미동맹의 순기능은 재론할 필요도 없다. 다만, 양국간에는 시각차가 존재할 수 있다. 미국은 전세계-동북아-한반도의 순서로 군사전략을 짜고, 한국은 정반대로 생각한다. 최근 조지타운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선 한국인들은 반미감정을 짜릿한(exciting) 경험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미국은 눈치가 없어서인지, 이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다만, 한국은 반미감정 문제를 미국과 상의하거나 조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점이 아쉽다.

▽김창수(金昌秀) 한국국방연구원 실장=한국은 지난 50년간 미국이 한반도의 분단을 유지시키면서, 한국을 비싼 무기의 판매처이자 중국의 견제용으로 활용했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미국은 편협한 나라는 아니라고 본다.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 초기에 프랑스 독일과 같은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들이 전쟁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미국의 전쟁 승리후 관계개선을 시도했다. 전통적 개념의 군사동맹은 ‘새로운 (미국의 대 테러전쟁에 뜻을 같이할) 의지’를 평가하는 연합가능성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함재봉(咸在鳳) 연세대 교수=한미 군사동맹은 역사상 네 번째 동맹이다. 신라-당나라 동맹이 통일신라를 이끌었고, 비자발적이지만 고려-원나라 및 한국-일본 연합이 존재했었다. 동맹의 특징은 군사적 연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시로선 세계적 조류를 이끌던 글로벌 스탠더드를 한국이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했다. 한국은 1945년 이후 정부 정당을 미국식으로 만들었고, 일본 모델을 따랐던 경제구조도 외환위기 이후 월스트리트식으로 바꾸고 있다.

▼2분과-현재:SOFA개정 안되면 상처 치유 어려워▼

민주당 김기재(金杞載)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2분과의 주제는 ‘한미동맹의 오늘’. 위기에 처한 한미관계, 한국 젊은 세대의 미국관, 참여정부 대북정책의 모호성 등에 관해 토론을 벌였다.

▽윌리엄 드레넌 미 평화연구소(USIP) 부소장=한미 양국은 50년째 군사동맹을 이어왔지만, 공동의 위협이 사라졌다. 한미관계는 좋지 않을(not well) 뿐만 아니라 위기상태다. 동맹의 ‘존재의 이유’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6·15 공동선언 이후 북한을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 서울과 워싱턴의 시각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한미동맹은 파괴적(destructive)으로 변할 수도 있다.

9·11테러를 계기로 국가안보에서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한 봉쇄나 국경차단의 의미가 줄어들었다. 개인이나 집단 같은 ‘비(非)국가조직’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손에 넣을 경우 국경의 의미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단 한번의 실수는 엄청난 결과를 부른다. 그래서 선제공격 개념이 채택됐고, 북한에 대한 공격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문종(洪文鐘) 한나라당 의원=한국의 일부 젊은이들은 엘리트 시스템과 기득권 세력에 대한 저항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반미감정은 6개월 전보다 누그러졌다.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시각을 되찾은 결과라고 본다. 하지만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미국정부가 “SOFA엔 문제없다”고 말한다면 상처 입은 한미관계는 치유되기 어렵다. 미국도 한국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정훈(李政勳) 연세대 교수=한미 양국은 북한 핵 이슈에서 시각이 너무 다르다. 북한이 타협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91년 냉전직후 한국정부가 잘 조율된 압력을 넣자, 북한은 타협을 선택해 남북한 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북한을 압박하면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도 완전히 틀리진 않더라도, 진실을 호도할 소지가 있다. 한국에선 한미동맹 50년을 맞는 지금 미국을 한국 안보의 후견인이라기보다 한반도 통일의 장애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옥임 KBS 객원 해설위원=북한핵 문제를 계기로 한미관계는 변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5월 미국 방문 때 대미관을 바꿔 환영받았다. 일부는 말 바꾸기와 경험부족을 탓하지만 나는 한국정부의 태도를 전략적 모호성 유지로 판단한다. 대통령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방미결과를 환영한 보수세력이 노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의 젊은 참모들은 원래 색깔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내년 총선을 겨냥, 내부 지지를 얻기 위해 불확실한 자세를 계속 견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과-미래:공유할 비전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

미국 국무부 크리스토퍼 라플레르 대사의 사회로 진행된 3분과에선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비전이 사라지고 있어서, 통일 후까지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군사동맹은 유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었고, “현재의 진통은 바람직하다. 다만, 양국의 다음 세대가 공유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빅터 차 미 조지타운대 교수=현재와 같은 한미관계의 변화조짐은 장기적으로 필요한 요소로서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한미관계는 공산주의나 북한 등 특정세력에 반대하는 냉전적 사고를 벗어나 뭔가를 함께 지향하는 동맹이 필요하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센터 소장=앞으로 북한 핵 위기가 해결된 뒤라면 한미(군사) ‘동맹’이 지금처럼 지속될지 의문이다. 다만, 경제 문화를 중심으로 한 한미 ‘관계’는 건강하게 유지될 것이다.

한미 군사동맹의 존재 이유는 공동의 위협인 북한과 핵 프로그램에 대처하는 것이다. 동맹관계란 형님-동생 관계이며, 미군의 한반도 주둔도 이런 구도에 따른 것이다.

주한미군이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주둔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미국의 고립주의적 성향을 고려할 때 ‘미국을 환영하지 않는 곳에 주둔시킬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이 사라지면 한반도 주둔은 쉽지 않을 것이다.

▽유재건(柳在乾) 민주당 의원=한미동맹을 위해선 한국이 북한과의 민족공조와 미국과의 동맹 우선관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 젊은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미국인은 자신이 한국에 일방적으로 자비를 베푼다고 생각한다.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칠지, 공유할 가치는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양국간에 기업인 학자 언론인 정치인이 참가하는 ‘와이즈맨 클럽’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경수(盧京洙) 서울대 교수=한미 양국의 고위 관계자 사이에 긴밀한 대화채널이 있어야 한다. 대화 없는 동맹은 의미가 없다. 지금은 양국 고위당국자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의 차를 좁혀야 할 때다. 영국 미국 동맹도 56년 수에즈운하 사태, 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실무자들은 의사소통이 잘 됐지만, 고위급에서 대화채널이 막히는 바람에 사태가 심각해진 사례가 있다. 또 미국은 북한핵 해결과정에서 한국이 북한과 미국 중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해선 안된다.

▽발비나 황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한미동맹의 최대 문제는 공유할 비전이 없다는 점이다. 한미동맹은 한국방어, 미국이익 유지를 위해 존재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냉전종식과 햇볕정책은 북한이 더 이상 위협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갖도록 했다. 한국은 미군이 한반도를 분단의 희생양으로 삼고 있고, 미국은 한국이 미군의 기여도를 망각했다고 섭섭해 한다. 그래서 ‘한국이 싫다면 떠나겠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워싱턴=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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