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하루키의 문학은 언어의 음악이다'

  • 입력 2003년 6월 27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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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문학은 언어의 음악이다/제이 루빈 지음 이나경 옮김/440쪽 9800원 문학사상사

‘상실의 시대’ ‘태엽 감는 새’ 등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 소개해 온 하버드대 일본문학 교수 제이 루빈이 하루키의 모든 것을 풀어놓았다.

10여년간 작가와 교유해 온 루빈은 하루키의 삶과 작품세계를 바탕으로 ‘성찬’을 차려냈다. 작가의 가치관이 어떤 궤적을 그리며 변해 가는지, 이런 부분들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재즈바를 경영했던 하루키는 매일 오전 2시까지 주방 일에 매달렸다. 그가 주방 조리대에서 쓸 수 있었던 소설은 짧고 압축적인 문장으로 이뤄진 단편. 하루키 소설에서는 삶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유머, 어려움과 고통으로부터 한걸음 물러서는 초연함, 절제와 리듬을 중시하는 스타일(문학평론가 권택영)이 읽힌다.

루빈은 하루키가 여러 강연이나 인터뷰에서 밝힌 내밀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하루키의 인간적인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 문체에서 세 번째로(절약과 리듬 다음으로) 원하는 것은 유머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소리 내어 웃게 하고 싶습니다. 또한 독자들이 머리카락을 곤두세우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싶습니다.” 원제 ‘Haruki Murakami and the Music of Word’.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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