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기업혁신을 위한 설득의 방법 스토리텔링'

  • 입력 2003년 6월 20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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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혁신을 위한 설득의 방법 스토리텔링/스티브 데닝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318쪽 1만3500원 에코리브르

조직에서 변화나 개혁을 추진할 때 가장 어려운 과제 중의 하나는 개혁의 메시지나 아이디어를 구성원들에게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문제이다. 경영진에서 처음 개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 아이디어를 이해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갑자기 개혁이라는 새로운 발상을 강요하면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반발하거나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은 자신들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의 반발을 줄이며 실천에 옮길 수 있을지 몰라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 또는 설득의 방법으로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스토리텔링이란 쉽게 말해 ‘이야기하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자랐고 지금도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 익숙할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효과나 상상 효과가 뛰어난 ‘스토리텔링’이라는 방법이 있는데도 우리는 그동안 추상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방법만을 너무 고집해 왔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수십년 동안 우리는 가정이나 학교, 혹은 직장에서 사고를 할 때는 항상 분석적으로 해야 한다고 배워 왔다. 스토리는 항상 부수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만 치부되었다. 설명을 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킬 때 필요한 것은 오로지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밖에 없다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수식이나 차트, 모델과 같은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은 복잡하고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정확한 뜻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도 힘들다. 반면에 스토리는 분석적인 방법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준다. 스토리텔링은 친숙하고 저항감이 없으며, 구성원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기존 정보나 고정 관념이라는 방해물을 쉽게 피해갈 수 있다. 따라서 스토리텔링은 구성원들을 이미 마음속에 있는 세계보다는 낯선 세계로 들어가게 할 때 오히려 효과가 더 크다.

이 책은 저자가 세계은행의 지식 경영 프로그램 책임자로 일하면서 실제 겪은 체험담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에 관한 개념과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스토리텔링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이 방법이 과학적인 방법과 서로 결합되면 놀라운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잘 선택된 스토리라는 렌즈를 통해 조직이나 구성원이 가야할 방향과 이상향을 보여준 후 분석적인 설명을 덧붙여주면 개혁의 의미가 더 쉽게 전달된다.

물론 무작정 이야기만 하면 스토리텔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이 원하는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오락 행위가 아니라 구성원에게 행동을 실천해 옮기도록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고자 하는 독자는 이 책의 후반부와 부록에 소개되는 내용을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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